20~30대 통풍 환자 급증세…글로벌 통풍 치료제 시장 2027년 10조원 전망
기존 통풍 치료제 부작용 우려 높아…LG화학·JW중외, 통풍 신약 개발 경쟁
인구 고령화, 비만, 식습관의 변화로 젊은 통풍 인구가 증가하고 있지만 시판 중인 약들의 부작용으로 신약 개발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통증을 잡기 위해 LG화학과 JW중외제약 등 국내 제약사들은 부작용 없는 글로벌 통풍 치료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통풍은 음식을 통해 섭취된 요산이 소변으로 배출되지 못해 생기는 난치성 질환이다. 날카로운 요산염 결정이 콩팥과 관절, 연골 주위 조직에 쌓여 통증을 유발한다. 엄지발가락에 가장 흔하게 발생하지만 발목, 무릎, 팔꿈치, 손목, 손가락과 같은 다른 관절에도 발생할 수 있다.
◇늘어나는 통풍인구…기존 약 부작용 위험 높아
19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자료에 따르면 통풍 환자는 2018년 43만3984명에서 2022년 50만8397명으로 5년 새 17% 증가했다.
과거에는 통풍 환자의 90%가 40대 이상 남성이였지만 최근에는 서구적 식습관으로 육류와 하이볼·소맥·칵테일 등 혼합 술이 인기를 끌며 20~30대의 젊은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여성의 경우 여성호르몬이 요산의 배출을 도와 혈중 요산 농도를 낮춰 상대적으로 환자가 적다.
국내 기준 2022년 통풍 환자 증가율은 20대가 48.5%로 가장 높았고, 이어 30대 26.7%, 40대 22.6%, 60대 17.1%, 50대 6.9%, 70대 3.8% 순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인구 고령화와 식습관의 문제로 젊은 환자가 늘면서 글로벌 통풍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1년 3조원에서 2027년에는 약 10조원대로 커질 전망이다.
현재는 국내외에서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알로푸리놀'과 일본 제약사 테이진의 '페북소스타트' 가 대표적인 요산 강하제로 유통되고 있지만 부작용 위험이 높은 상황이다.
알로푸리놀은 피부 질환인 발진, 스티븐스-존스-증후군과 함께 골수억제 부작용, 신장독성, 간독성 등이 보고됐다. 또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심장질환과 뇌졸중 병력이 있는 환자는 페북소스타트의 위험성과 유익성을 고려해 사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국내 제약사, 부작용 없는 통풍 신약 개발 도전
국내 제약사들은 부작용이 없는 통풍 치료제 개발에 힘쓰고 있다. 현재 LG화학의 '티굴릭소스타트'(Tigulixostat), JW중외제약의 '에파미뉴라드'(URC102) 등이 임상을 통해 안전성 측면에서 중대한 이상사례가 발견되지 않아 환자들의 기대를 키우고 있다.
LG화학은 통풍 치료제 후보 물질인 티굴리소스타트의 임상 3상을 진행 중으로 2028년까지 1차 통풍 치료제로 상용화할 계획이다.
티굴리소스타트는 1일 1회 먹는 경구 치료제로 요산 생성 효소인 '잔틴옥시다제'(XO)의 발현을 억제해 요산의 과다생성을 막는 기전이다.
2022년 미국에서 환자 350명을 대상으로 위약 대비 티굴릭소스타트의 3상(유렐리아1)을 허가 받았고, 같은 해 11월 유렐리아2를 승인받았다. 지난해 2월에는 국내 식약처로부터 유렐리아2 임상계획 승인을 획득했다.
작년 12월에는 이탈리아 규제기관에서 임상 승인을 받으며 유럽 지역 임상에 진입했다. 10여국에서 2600명을 대상으로 3상 임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유럽이 추가되면서 환자 모집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JW중외제약은 배출저하형 통풍 치료제 '에파미뉴라드'의 임상 3상을 한국·대만·태국·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 아시아 5개국에서 진행하고 있다. 최근 미국 DSMB(의약품 안전성 모니터링 위원회)에서 '임상 지속' 권고를 받았다
경구제 치료제인 에파미뉴라드는 체내 요산 흡수에 관여하는 물질인 'URAT1'를 억제해 요산 배출을 촉진하는 기전이다.
아시아 5개국 임상은 총 588명의 통풍 환자를 대상으로 페북소스타트 대비 혈중 요산 감소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한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3월 환자 등록·투약을 시작했고 대만에서도 12월에 첫 환자 등록을 마쳤으며, 태국과 싱가포르에서도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 받았다.
또한 DSMB는 6개월마다 임상 데이터를 검토해 임상 지속 또는 중단을 권고하는데, 최근 '임상 지속'을 권고 받았다. 에파미뉴라드 임상 3상은 약 36개월로 계획했지만 신약 개발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JW중외제약은 2019년에는 중국 심시어제약에 중국·홍콩·마카오 지역 대상 개발 및 판권을 기술수출한 바 있으며 글로벌 기술수출도 추진 중이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요산 배출을 촉진하는 기전의 통풍 치료제는 부작용 우려로 활발히 처방되는 제품이 없어 미충족 수요가 큰 시장"이라며 "글로벌 기술수출은 아시아, 유럽 등 지역 제한을 두고 있진 않다"고 말했다.
장세진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