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 120달러 돌파 13주래 최고..."에너지 위기 최악은 시작도 안 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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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원자재거래업체 트라피구라가 올해 유가에 대해 포물선을 그리며 연말 사상 최고를 경신해 경기침체를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라피구라의 제레미 웨이어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 주최 콘퍼런스에서 에너지 시장이 "위태롭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산 원유수출이 막히며 투자가 감소했던 지난 몇 년 동안 쌓인 공급 부족이 악화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웨이어 CEO는 "위태로운 상황"이라며 "유가가 포물선을 그리며 더 많이 폭발적으로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유가가 앞으로 몇 개월 안에 배럴당 150달러를 넘길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봤다. 유럽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줄이며 공급망 정체가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유가 기준인 북해산 브렌트유는 8일 배럴당 120달러를 돌파하며 13주 만에 최고로 뛰었다. 브렌트유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배럴당 147달러로 역대 최고가를 찍은 바 있다.

브렌트유 가격 추이(배럴당 달러) / 자료=FRED
브렌트유 가격 추이(배럴당 달러) / 자료=FRED

웨이어 CEO는 세계 경제가 최악의 에너지 위기를 아직 목격한 것이 아니라고 진단했다. 러시아의 원유 생산이 더 줄면 가뜩이나 부족한 공급이 더 줄어 유가를 떨어뜨릴 방법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그는 경고했다. 

웨이어 CEO가 아니더라도 최근 고유가에 대한 경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CEO는 올해 유가가 배럴당 150~175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미국의 여름 휴가 시즌이 절정에 달하는 3분기에 국제유가가 배럴당 평균 140달러를 넘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원유뿐 아니라 구리, 리튬과 같은 금속을 포함한 다른 원자재 가격도 오르며 글로벌 성장을 압박해 결국 수요를 억제하는 경기둔화가 촉발될 수 있다고 웨이어 CEO는 전망했다. 그는 "한동안 유가가 매우 높은 것을 보면 결국 수요붕괴가 발생할 것"이라며 "글로벌 성장이 현 수준을 지속하는 데 문제를 유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신회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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