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금리상승 시대에 모두 패자
...고성장 소형 기술주서 '알파' 찾아야"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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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 동안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는 든든한 매출성장세, 거대한 운영시스템, 막대한 배당과 자사주 매입으로 세계 곳곳에서 투자자들을 끌어 모았다. 

물론 최근 몇 달 사이 미국 기술주는 집중 투매 대상이 돼 여전히 베어마켓(약세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애플과 MS는 '안전자산' 지위 덕분에 비교적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금리가 오르면서 애플, MS로 대표되는 신흥 안전자산과 미국 국채로 대표되는 전통 안전자산 사이의 대결에서 뚜렷한 승자는 보이지 않는다. 

방어적 '가치주'는 이미 너무 비싸고 실질금리는 여전한 마이너스(-)이며 애플과 MS는 앞으로도 승승장구할 것처럼 보이지만 평균으로 회귀할 조짐이라고 미국 투자전문지 시킹알파가 20일(현지시간) 평가했다. 

애플과 MS는 단연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지배력있는 초대형 기술업체다. 시가총액은 물론 탁월한 경제적 해자(moats, 장기적이고 안정적 경쟁우위), 견조한 실적, 탄탄한 재무구조, 막대한 자본수익 프로그램에 이르는 기반 덕분에 개인은 물론 기관투자자들 사이에 최상의 안전투자처로 꼽힌다.

지난 10년간 두 회사의 주식은 환상적으로 부를 창출하는 매개체였지만 앞으로 10년도 같은 역사를 반복할 것 같지는 않다고 시킹알파는 예상했다. 5~10년 장기투자 관점에서 연평균 10~12% 수익률을 내줄 수 있을지 몰라도, 2~3년 중기투자 관점에서 애플과 MS는 안전자산으로서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시킹알파는 내다봤다.

우선 밸류에이션 문제가 있다. 2012년 애플과 MS의 주가수익비율(PER)은 각각 14배, 12배였는데 현재는 둘 다 28~30배에 이른다. 기업 펀더멘털을 감안하면 이 같은 프리미엄은 당연할 수 있지만 두 회사의 미래 성장성은 지난 10년의 역사를 재현하기 힘들어 보인다고 시킹알파는 꼬집었다. 팬데믹 사태로 애플과 MS에 대한 수요가 커졌지만 바이러스가 서서히 후퇴하는 과정에서 수요가 위축되며 앞으로 몇 개 분기 동안 판매 성장세가 급감할 수 있다. 게다가 높은 인플레이션이 수익성을 갉아 먹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킹알파는 자사주 매입 효과도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한계에 봉착할 수 있다고 봤다. 성장 둔화와 금리 상승이 합쳐져 수익률이 평균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 국채 시장에서는 이달 초 장단기 금리역전이 일어나며 경기침체 우려가 커졌다. 금리역전이 반드시 침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경기주기가 끝자락에 근접했고 경제 성장세가 앞으로 몇 개 분기 동안 둔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번지고 있다. 

물론 경기가 둔화하거나 침체 우려가 큰 불확실성의 시기에는 애플과 MS 같은 최우량주가 안전자산 투자처로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안전자산에 대한 개념은 급변하기 마련이다. 특히 애플과 MS의 주가 수준이 너무 높고 미국 국채 같은 무위험 자산의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는 애플과 MS의 안전투자처 매력이 빛바래기 쉽다. 시킹알파는 무위험 자산 금리가 3.5~4%로 오르는데 미래현금흐름이 이 보다 더 낮은 애플과 MS를 매수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

2010년대 10배를 웃돌던 애플과 MS의 PER은 현재 30배에 이른다. 평균으로 회귀하면 15배가 되고 두 종목 모두 하방위험이 40~50%다. 2~3년 중기 투자관점에서 연평균 수익률 10~12%를 위해 하방위험에 따른 기대 낙폭이 40~50%인 종목에 투자하는 것은 매력이 없다고 시킹알파는 지적했다.

결국 인플레이션을 앞질러 '알파'를 창출할 투자기회는 크게 떨어진 고성장 기술 종목에서 찾을 수 밖에 없다. 장기 성장추세의 한복판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작은 기업들에 투자하는 것이 경기 흐름에 무관하게 크게 이길 수 있는 방법이라고 시킹알파는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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