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월 물가상승률 7.9% 40년래 최고...10년 만기 美국채 금리 또 2% 돌파
미국 뉴욕증시가 10일(현지시간) 5거래일 만에 반등한 지 하루 만에 반락했다. 우크라이나 정세를 둘러싼 경계감 속에 미국의 물가상승세가 더 거세지면서다. 이 바람에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한때 지난달 이후 처음으로 2%를 넘어섰다.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0.34% 내린 3만3174.07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4259.52로 0.43% 밀렸고, 나스닥지수는 0.95% 하락한 1만3129.96으로 마감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외무장관들이 이날 터키에서 만났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주목했다. 미국의 2월 CPI 상승률은 7.9%로 예상치에 대체로 부합했지만, 1982년 1월 이후 40년 만에 최고치로 1월보다 0.4%포인트 올랐다.
인플레이션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전망에 관심이 쏠리면서 기술주가 시장 전반의 하락세를 주도했다. 주가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기술주는 장기금리 상승에 취약하다. 줌비디오커뮤니케이션이 5.3% 떨어지고, 애플과 테슬라가 각각 2.7%, 2.4% 내렸다. 메타플랫폼스는 1.7%, 마이크로소프트(MS)는 1.0% 밀렸다.
다만 전날 20대 1 주식분할 계획을 발표한 아마존은 5% 넘게 올랐다. 시장에서는 주식분할로 투자기반을 넓힌 아마존의 다우지수 편입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아마존이 전날 함께 밝힌 최대 100억달러 규모의 바이백(자사주 매입) 계획도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주요뉴스
▶美 2월 CPI 상승률 7.9%...1982년 1월 이후 최고(종합)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대비 7.9% 올라, 상승률이 1982년 1월 이후 최고치 기록. 전월 7.5%에서 오른 것으로 시장 예상치 부합.
-휘발유 가격이 38% 치솟는 등 25.6% 오른 에너지 가격이 상승세 주도.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사태 따른 국제유가 급등세가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 높일 것으로 전망. 2월 CPI에는 국제유가 급등세가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
-식품, 에너지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1월 6.0%에서 2월 6.4%로 올라.
-시장에서는 이미 예상한 수준으로 2월 CPI 상승률이 8%를 넘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라는 분위기. 연준이 1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
-다만 일각에서는 물가상승세가 계속 가팔라지고 있는 만큼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 높일 가능성도 제기. 씨티그룹은 연준이 3월 물가지표를 근거로 5월에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릴 수 있다고 관측.
-다이앤 스원크 그랜트손튼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미국의 CPI 상승률이 올 봄 9%까지 치솟을 공산이 크다며, 연준이 1970년대 같은 상황 피하기 위한 헤지(위험회피) 차원에서 보다 단호한 대응 나설 수 있다고 예상.
//주요뉴스
▶ECB, 통화긴축 속도 높인다(종합)
-유럽중앙은행(ECB)이 10일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존 통화정책 기조 고수했지만, 시장 예상과 달리 조기 통화긴축 방침 발표.
-자산매입(양적완화) 프로그램(APP) 통한 국채 매입액은 당초 올 2분기 월간 400억유로, 3분기 300억유로, 4분기 이후 200억유로였으나 이번에 4월 400억유로, 5월 300억유로, 6월 200억유로로 축소하기로 결정. 빠르면 올 3분기에 자산매입 중단할 수 있다고.
-자산매입 프로그램 종료 후 완만한 금리인상 방침 밝힌 만큼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 시사한 셈이라는 분석.
▶IMF "러시아 디폴트 있을 수 없는 일 아냐"(블룸버그)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10일 기자들에게 러시아의 디폴트(채무불이행)는 더 이상 있을 수 없는 일 아니라고 밝혀. 그는 "러시아가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서방의 제재로) 돈을 쓸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
-러시아 국채 보증하는 신용부도스와프(CDS)시장에서는 러시아의 1년 내 디폴트 가능성을 71%, 5년 내 부도 가능성은 81%로 관측.
▶골든만삭스·JP모건, 러시아서 철수(CNBC)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10일 오전 러시아 사업부 폐쇄하고 철수한다고 발표. 글로벌 투자은행 가운데 러시아 철수 첫 사례. 같은 날 JP모건체이스도 뒤따라 러시아 사업을 접을 것이라고 밝혀.
-골드만삭스의 러시아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약 9억4000만달러. 전체 자산의 0.1% 미만. 월가 대형은행 가운데는 씨티그룹 러시아 익스포저가 98억달러로 최대. JP모건 등의 러시아 익스포저는 미공개.
▶러시아, 외국기업 '외부관리' 추진...자산압수 경고(CNN비즈니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0일 정부회의에서 러시아를 이탈하는 외국기업들에 대한 '외부관리' 계획 지지한다고 밝혀. "외부관리를 도입해 (외국인이 남기고 떠난) 회사를 일하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이전할 필요가 있다"는 것.
-이에 앞서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는 이날 정부 회의에서 "외국 소유주들이 정당한 이유없이 회사 문을 닫으면 정부는 외부 경영 도입을 건의할 것"이라며 관련 법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혀.
▶비트코인, 다시 4만달러 밑으로...바이든 암호화폐 행정명령 상승분 반납(CNBC)
-암호화폐 가격이 10일 하락하며 비트코인 가격도 5% 넘게 추락, 4만달러 선 하회. 전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암호화폐 행정명령에 따른 상승분 거의 반납한 셈.
-바이든의 행정명령으로 미국이 디지털자산 전략을 본격적으로 마련하려는 움직임은 긍정적이지만, 이날 뉴욕증시 반락이 악재로 작용한 듯.
▶리비안, 실적 실망에 생산전망 반토막...시간외서 13% 추락(블룸버그)
-미국 전기차업체 리비안이 10일 뉴욕증시 마감 후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매출 5400만달러로 예상치(6400만달러) 밑돌아. 주당손실액은 2.43달러로 역시 전망치(2.05달러)보다 높아.
-리비안은 부진한 실적에 더해 공급망 불안 문제 삼으며 올해 생산대수를 생산능력의 절반인 2만5000대로 제시. 리비안은 최근 같은 이유로 가격인상 발표했다가 논란 빚기도.
-이 여파로 뉴욕증시 시간외 거래서 주가 13%대 급락세.
▶모건스탠리, 우크라이나 사태발 亞통화 약세 경고(블룸버그)
-모건스탠리가 우크라이나 사태 따른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국제유가 급등세가 아시아 지역의 인플레이션 압력 높이고 성장세 낮출 것이라고 경고. 외환시장이 특히 영향을 받아 아시아지역 통화가 약세로 기울 것이라고.
//전망·분석
▶"전쟁 준비 중이었는데"... 러시아 투자 늘린 'ESG펀드'(블룸버그)
-세계적인 자산운용사 뱅가드, 노던트러스트가 지난 1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펀드 통해 러시아 최대 은행 스베르방크에 대한 투자 늘렸다고 블룸버그가 10일 보도.
-블룸버그는 당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 병력을 모으며 우크라이나를 위협하고 있었다고 지적. 이런 상황에서 '착한 투자' 강조하는 ESG펀드로 러시아에 돈을 댄 건 문제라는 것.
-블룸버그에 따르면 블랙록, 스테이트스트리트, 아문디 등 다른 유력 자산운용사들도 ESG펀드를 통해 스베르방크, 가즈프롬(러시아 최대 국영 석유회사) 등의 주식 보유 중.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 기준, ESG펀드들이 보유하고 있던 러시아 자산은 최소 83억달러.
-전문가들은 ESG펀드가 관련 지수를 수동적으로 추종하는 인덱스(패시브)펀드라는 게 문제라고 지적. FTSE러셀, MSCI 등이 내는 ESG지수에 편입된 종목이라면 ESG펀드 통해 투자가 이뤄지고, 운용사는 책임을 회피할 수 있다고.
-ESG지수 내 편입 비중은 ESG등급에 따라 조정되는데, 펀드 규모가 커지거나 지수 내에서 ESG 등급이 낮은 종목이 늘어나면 나머지 종목의 편입 비중 상대적으로 높아져 자동으로 투자가 늘어나는 구조.
-블룸버그는 뱅가드와 노던트러스트의 스베르방크 투자가 늘어난 것도 관련 지수 내 종목 재조정 또는 펀드 내 신규 자금 유입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