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리스크 감안...JP모건 "더 완화적인 거시정책 펼쳐야"
중국이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5.5% 안팎'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6% 이상'에서 대폭 낮춘 것으로 30여년 만에 최저치다.
5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리커창 중국 총리는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한 제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국회격) 5차회의 업무보고에서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5.5% 안팎'으로 제시했다. 블룸버그가 취합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치는 5.0~5.5%였다.
통신은 주택시장 침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엄격한 규제,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따른 글로벌 리스크가 수요를 계속 억제할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된 것이라고 짚었다.
중국 경제는 지난해 후반 들어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했다. 성장률이 1분기 전년대비 18.3%에서 2분기 7.9%로 처지더니, 3분기와 4분기에는 각각 4.9%, 4.0%로 떨어졌다. 주택시장 침체와 코로나19 재확산, 소비지출 둔화 등이 성장세에 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다.
중국 정부는 1991년 이래 줄곧 성장률 목표치를 6% 이상으로 제시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성장률 목표치를 내지 않은 2020년에는 성장률이 2.2%로 추락했다가, 지난해 8.1%로 반등했다.
일련의 악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 경기전망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더 나빠졌다.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상품(원자재)가격이 치솟고 있어서다.
리 총리는 "더 많은 리스크와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더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중국 경제가 많은 하방위험을 견뎌내고, 미래를 향해 장기적으로 꾸준히 계속 성장할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JP모건체이스는 중국이 올해 성장 목표를 달성하려면 더 완화적인 거시정책을 써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안 그래도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1월 정책금리를 인하하는 등 적극적인 통화완화 기조를 강조해왔다. 시중은행들도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낮추는 등 인민은행의 경기부양을 뒷받침하고 있다.
다만 중국 정부는 올해 재정지출은 2조위안 더 늘리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지난해 목표했던 3.2%에서 2.8%로 낮춘다는 방침이다. 재정적자 비율을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수준으로 되돌리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실업률은 5.5% 미만에서 유지하며 1100만개 이상의 도시 일자리를 창출하고, 물가상승률은 3% 선에서 통제한다는 목표다.
이밖에 리 총리의 업무보고에 따르면 올해 지방정부들은 특별 지방채를 지난해와 같은 규모인 3조6500억위안(약 703조원)어치 발행할 계획이다. 인프라 투자를 지속한다는 의미다.
중국 정부는 거시레버리지비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또 신중한 통화정책 기조 아래 토지·주택 가격과 위안화 환율의 안정을 도모하고, 금융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기금도 조성하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