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사태에 中 도발 리스크 고조

대만달러화가 아시아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시장 리스크(위험) 가늠자로 떠올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자칫 대만에 대한 중국의 도발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대만달러 값에 반영되고 있는 탓이다.

실제로 지난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대만 증시에서는 자금유출이 잇따르고 있고, 대만달러화는 아시아 주요 통화들 가운데 최악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2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대만/달러 환율의 1개월짜리 리스크리버설(risk reversal)은 전날 1.1525%로 2020년 5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옵션시장에서 달러 대비 대만달러화 약세를 점치는 투자자들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대만달러/달러 환율 추이(달러당 대만달러)/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대만달러/달러 환율 추이(달러당 대만달러)/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달러 대비 대만달러화 값은 최근 일주일 새 0.55%, 한 달 새 0.95% 하락했다. 최근 환율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보다 다소 안정됐는데, 국영 은행들이 달러 매도에 나선 덕분이라고 한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틈타 대만과의 갈등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데 투자자들이 베팅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쑤전창 대만 행정원장(총리격)은 최근 중앙은행이 대만달러화 안정을 유지하기에 충분한 외화를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나섰지만 시장 변동성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쿤 고 호주뉴질랜드뱅킹그룹 아시아리서치 책임자는 "대만달러는 증시 자금 흐름에 영향을 받는데, 외국인 자금의 유출이 대만달러를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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