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 中 자극 우려에 대만달러/달러 환율 변동성 6개월 최고

대만증권거래소/사진=AFP연합뉴스
대만증권거래소/사진=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사태로 대만 금융시장에서 불안감이 감지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자칫 대만에 대한 중국의 도발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틀째인 지난 25일 달러대비 대만 달러 가치가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치로 밀렸다. 또 대만 달러에 대한 달러 값의 1주일 변동성을 나태내는 지수는 6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대만달러 환율이 그만큼 불안정하다는 얘기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충돌이 중기적으로 중국과 대만에 대한 리스크 프리미엄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만달러/달러 환율 추이(달러당 대만달러)/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대만달러/달러 환율 추이(달러당 대만달러)/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중국은 대만을 영토의 일부로 보고 대만의 독립 움직임을 경계해왔다. 이에 대한 중국의 위협은 이미 오랫동안 대만 금융시장을 괴롭혔다. 우크라이나를 러시아의 일부로 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유럽연합(EU) 가입 움직임 등을 문제 삼아 침공을 감행한 것이 중국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블룸버그는 중국과 대만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보여준 게 바로 우크라이나 사태라고 지적했다.

이를 방증하듯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나선 지난 24일 글로벌 펀드는 대만증시에서 19억1000만달러어치를 팔아치웠다. 하루 기준으로는 올 들어 최대 규모다.

모건스탠리는 "글로벌 투자자들, 특히 미국과 유럽 투자자들은 지정학적 긴장이 있는 다른 지역과 관련된 자산을 보유하는 데 따른 법·규제 리스크에 갑작스러운 조정이 일어날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는지 모른다"며 "지금 상황은 특히 대만을 포함해 미국과 중국이 다투고 있는 분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높일 수 있다"고 짚었다.

가권지수 추이(빨강)/자료=대만증권거래소 웹사이트

대만 금융시장에서는 다만 글로벌 증시가 이날 급반등한 것처럼 대만에서도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우려가 진정돼 외국인의 매도압력이 누그러질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도 우크라이나 사태가 당장 대만에 대한 중국의 군사행동을 촉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지난 24일 2.55% 추락했던 대만 가권지수는 이튿날 0.33% 반등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25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아시아에서 비슷한 위기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를 일축했다. 그러면서 유럽의 위기를 이용해 대만에 공포를 조장하려는 어떤 시도에도 맞서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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