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EQ, 이달 들어 'FANG+' 포지션 애플만 남기고 청산
기술주 부진 예고..."투자 다각화는 좋은 신호" 지적도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인공지능에 투자 결정을 맡긴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AIEQ'(AI Powered Equity ETF)가 기술주 부진을 예고했다.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알파벳) 등 이른바 'FANG'을 비롯한 대형 기술주(FANG+) 가운데 애플만 남기고 모두 처분하면서다. 

30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AIEQ는 이달 들어 보유 비중 상위 20개 종목 중 애플을 제외한 대형 기술주를 모두 팔아치웠다. 지난 1일만 해도 보유 비중 1위는 마이크로소프트(MS)였고, 알파벳과 아마존이 각각 3위, 4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기술주 집중도가 높았다. 그러나 현재는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기술주는 아예 없다. 주요 대형 기술주 가운데 그나마 아직 보유하고 종목은 애플뿐이다. 비중이 2.27%로 19위에 불과하다.

제시카 라베 데이터트렉리서치 공동 설립자는 "AIEQ가 빅테크(대형 기술주) 익스포저(위험노출액)를 계속 줄이고 있다"며 "상위 10개 종목에서 유일하게 겹치는 투자테마는 사이버보안뿐이고, 나머지는 클라우드컴퓨팅에서 상업용부동산, 의료기기, 반도체에 이르기까기 전방위에 걸쳐 있다"고 지적했다.

AIEQ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양대 종목은 반도체 메이커 어드밴스드마이크로디바이스(4.76%)와 네트워크 보안솔루션업체 팔로알토네트웍스(4.56%)다.

AIEQ 주가 추이(달러)/자료=야후파이낸스

블룸버그는 AIEQ의 투자포지션 변화는 이 펀드의 매니저인 AI가 미국 기술공룡들이 내년에 시장을 이끌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풀이했다.

시장에서도 이미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 간판지수인 S&P500이 최근 신고점 경신 행진을 하고 있는 데도 뉴욕증시 대형 기술주 주가 움직임을 반영하는 'NYSE FANG+ 지수'는 지난달 사상 최고치에서 7%가량 떨어졌다. 

S&P500지수가 올해 27.61% 오르는 사이 AIEQ는 20.27% 뛰는 데 그쳤다.

데이터트렉리서치의 라베 공동 설립자는 다만 AIEQ가 투자 종목을 다각화하고 있는 건 긍정적인 투자환경을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고 봤다.

IBM의 AI 왓슨 플랫폼을 기반으로 삼고 있는 AIEQ는 1억7000만달러 규모로 매일 6000개가 넘는 미국 상장기업을 평가해 투자 결정을 내린다. 공시, 뉴스, 경영진 프로필, 투자심리, 시장 지표 등을 두루 활용해 30~70개 종목을 추린다. 

2017년 10월 시장 데뷔 이후 총수익률은 66%로 S&P500지수(102%)보다 훨씬 부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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