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주력공장서 급수차 물로 생산 나서...반도체 수급난 악화 우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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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가뭄 사태가 반도체 수급난 장기화 우려를 낳고 있다. 반도체 공정에는 대량의 물이 필요해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5일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업체인 대만 TSMC가 물 부족 문제로 비상이 걸렸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TSMC가 주력 공장에서 급수차를 통해 물을 공급해 반도체를 제조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앞으로 물 부족 사태가 더 심해지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긴급대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TSMC는 주력 공장이 있는 대만 북부 신주과학원구, 중부과학원구, 남부과학원구 등 3곳에서 지난 23일부터 급수차의 물을 이용한 반도체 생산을 일부 시작했다.

TSMC가 급수차까지 들여 반도체를 생산하는 건 2015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TSMC뿐 아니라 경쟁사인 UMC, 액정패널업체 AUO와 CMI 등 다른 대만 기업들도 급수차의 물로 생산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은 지난여름부터 극심한 가뭄을 겪었다. TSMC 등 IT(정보기술) 기업들의 공장이 몰려 있는 지역 인근 주요 댐의 저수량이 10%대로 쪼그라들었다.

문제는 반도체 제조 공정에 많은 물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TSMC가 대만 반도체 공장에서 쓰는 물의 양은 하루 20만t에 달한다. 급수차 1대가 한 번에 운반할 수 있는 물은 20t에 불과하다. 

대만은 세계적인 반도체 품귀 사태 속에 최대 반도체 공급원으로 떠올랐다. 최근에는 특히 자동차업계가 반도체 수급난으로 감산이나 생산중단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미국과 독일, 일본 등 주요국 정부가 대만에 반도체 증산을 요청하고 나섰을 정도로 사태가 심각하다.

반도체 부족에 따른 자동차 감산 장기화가 각국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 전반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는 방증이다.

대만 정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관련 대책을 위해 올해 14억대만달러(약 560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왕메이화 대만 경제부장(장관)은 지난 23일 회견에서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고 있다"며 "기업들이 절수 비율을 7%에서 11%로 높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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