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속 경기 자신감

 

19일 베이징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대화'에 참석해 화상으로 연설을 하고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신화·연합뉴스]
19일 베이징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대화'에 참석해 화상으로 연설을 하고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신화·연합뉴스]

중국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며 불마켓 장세 지속에 대한 시장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중국 경기가 안정적 회복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잇달아 대외개방의 결연한 의지를 밝혔고 위안화 강세 지속 역시 이러한 분위기를 부추기는 상황이다. 

지난 주 마지막 거래일인 20일 A주 증시는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특히 상하이종합지수는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또 다시 장 중 3400포인트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44% 상승한 3377.73으로 거래를 마감했고 선전성분지수는 0.54% 상승한 13852.42, 창업판 지수는 0.83% 크게 뛰어 2667.09로 거래를 마쳤다.

계속 조정 국면을 보이던 자동차주가 이날 주가 상승폭 3.54%를 기록하며 전체 강세장을 주도했고 비철금속, 채굴, 철강, 기계설비 등 경기민감주가 상승폭 상위권에 랭크됐다. 지난 한 주간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성분지수는 2.04%, 0.71% 상승했으나 창업판 지수는 1.47% 하락하며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일단 10월 생산과 소비, 투자가 트리플 성장세를 이어가며 중국 경기가 여전히 빠르고 안정적으로 회복되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 투심 안정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16일 중국 국가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중국 소비 상황을 보여주는 소매판매가 지난 8월 0.5%, 9월 3.3%에 이어 10월 전년 동기대비 4.3%의 증가율을 보이며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지속했다. 산업생산 증가율은 6.9%로 지난달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고 1~10월 고정자산투자는 1.8% 증가했다. 

중국 주도의 세계 최대 규모 무역협정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가 체결돼 대외개방, 자유무역을 향한 중국의 의지를 보여준 데 이어 19일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대화에서 대외개방 확대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이미 세계 경제와 글로벌 시스템에 깊숙히 통합된 상태"라면서 "우리는 디커플링을 꾀하거나 배타적인 '소형 조직'을 만들어 역사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일방주의와 보호주의가 만연한 상황이지만 중국의 대외개방은 계속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위안화의 달러 대비 강세도 지속됐다. 20일 인민은행은 위안화의 달러 대비 환율을 전거래일 대비 가치가 0.17% 상승한 6.5484위안으로 고시했다. 

중국 증시를 둘러싼 각종 호재가 여전하고 경기 펀더멘털을 기반으로 한 반등 기대감이 증폭되면서 국내외 투자금이 다시 중국 증시로 몰리는 분위기다. 20일 마감가 기준 중국 A주의 시가총액은 81조7600억위안(약 1경3,908조원)으로 11월 들어 누적 증가폭이 4조200억위안에 육박했다. 홍콩증권거래소를 통해 중국 증시에 투자하는 북향자금도 지난 주 A주로 55억1100만 위안 순유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중국 증시 반등세 지속과 본격적인 불마켓 진입에 대한 기대감도 크게 부풀었다. 산시(山西)증권은 "부동산 종목이 당분간 강세를 보일 수 있으며 단기적으로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비철금속, 철강, 은행 등 경기민감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여전히 의약, 첨단 제조업, 소비전자 등 소비·하이테크 종목에 기대할 만하다"라고 분석했다. 장기적으로는 최근 중국이 공개한 향후 5년간 중국 경제발전 로드맵인 '14차 5개년 규획'과 '전략적 신흥산업 5개년 계획'에서 제시한 정책 수혜주를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중국 증시가 서서히 붉게 물들자 내년 증시를 향한 장미빛 전망까지 고개를 들었다. 상하이증권은 내년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받았다가 다시 수익을 내기 시작한 공항·항공·호텔 등 종목과 최근 회복세가 뚜렷한 공업금속, 화학공업품 등 원자재 관련 종목, 수출 증가에 따른 수혜주인 소형가전·가구·자동차부품, 중국이 내놓은 '쌍순환 발전 전략'의 영향으로 개방도가 한층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에서 기회를 노려볼 만하다고 분석했다.

이번주 A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목해야할 변수로는 △FTSE의 최근 분기 심사 결과 발표 △화천그룹의 파산 및 구조조정 진입 등이 꼽혔다.

지난주 FTSE는 공식 사이트를 통해 전 세계 주식지수 관련 분기 심사 결과를 공개했는데 A주의 경우 이탈된 종목 없이 새로운 종목만 1개 추가됐다. 지난 몇 년간 A주가 MSCI지수에 이어 FTSE지수에 편입되고 이를 유지한 것은 중국 주식의 글로벌화가 계속 진행 중이라는 사실과 함께 해외 자금이 A주의 가능성과 기회를 낙관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중국 국유기업의 채권 디폴트(채무불이행) 소식이 이어져 우려된다. 이는 중국 회사채 자체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 뜨림은 물론 지방정부 부채 부담 가중, 중국 경제의 내부적 '리스크' 증가 등의 우려를 키워 중국 증시 하방압력을 높이는 요소로 꼽힌다. 화천자동차의 모회사인 화천그룹은 이미 파산 후 구조조정 단계에 진입한 상황으로 기업의 향후 상황과 당국의 대처, 시장 분위기 등이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두 가지 소식 모두 완전히 아주 큰 호재라거나 증시에 직격타를 줄 수 있는 새로운 악재는 아니어서 중국 증시의 전체 상승 흐름을 뒤흔들지는 못할 것이라는 시장의 중론이다. 관련 업종 주가에만 영향을 주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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