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는 모든 아이들에게 1인당 800만원짜리 인덱스펀드 계정 부여
65세 은퇴 뒤 찾게 하면 모두가 '백만장자'...美정부 부담 연간 31조원

2015년 5월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 표지에 '베이비 버핏'으로 소개된 빌 애크먼[사진=포브스]
2015년 5월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 표지에 '베이비 버핏'으로 소개된 빌 애크먼[사진=포브스]

"태어나는 모든 아이들을 백만장자로 만들자."

미국 헤지펀드 매니저인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캐피털매니지먼트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불평등 심화로 위기에 처한 자본주의를 구하기 위한 묘안을 제시했다. 미국에서 태어나는 아이들에게 정부가 인덱스펀드를 만들어주자는 것이다. 

지난 31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애크먼은 최근 투자자들을 상대로 회사 실적 등을 담아 낸 보고서에서 자본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는 갈수록 커지고 있는 불평등의 격차를 좁히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 가지 해법을 제시했다. 미국 정부 재원으로 인덱스펀드를 만들어 태어나는 모든 아이들에게 1인당 6750달러(약 800만원)짜리 계정을 부여하되, 은퇴한 뒤에만 계정에 손을 대게 하자는 것이다. 

애크먼은 역사적 근거대로 연평균 수익률을 8%로 가정하면, 65세에 은퇴한 아이들이 100만달러가 넘는 돈을 손에 쥐게 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에서 태어나는 모든 아이들이 그야말로 '밀리언달러 베이비'가 되는 셈이다. 

애크먼은 현재 출생률을 감안하면, 미국 정부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연간 260억달러(약 30조8000억원)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장기간의 복리 수익은 정말이지 세상에서 가장 놀라운 것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인덱스펀드의 복리효과를 강조한 말이다. 

인덱스펀드는 말 그대로 코스피, S&P500 같은 시장 지수(인덱스)를 추종하는 펀드다. '수동적'이라는 의미에서 '패시브펀드'라고도 한다. 시장 평균 수준의 수익률을 추구하는 게 특징이다. 때문에 고위험·고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 같은 '액티브펀드'보다 수수료가 싸고 안정적이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인덱스펀드 예찬론자로 유명하다. 그는 월가에 비싼 수수료 내지 말고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라고 조언해왔다.

버핏은 2008년부터 10년에 걸친 내기 끝에 인덱스펀드의 강점과 복리효과를 몸소 증명하기도 했다. S&P500지수를 따르는 인덱스펀드와 헤지펀드 운용사 프로테제파트너스 중 어느 쪽이 더 높은 수익률을 거둘지를 놓고 100만달러 내기를 벌여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인덱스펀드와 헤지펀드의 연간 수익률은 각각 7.1%, 2.2%였다.

주주행동주의자로 유명한 애크먼은 버핏을 '멘토'로 삼아왔다. 일찍이 월가에서 '제2의 버핏'으로 주목받으며 두각을 나타냈을 정도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2015년 '베이비 버핏'(Baby Buffett)이라는 타이틀로 애크먼을 표지인물로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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