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독감이 한창이던 1918년 미국 캔자스주 펀스턴 기지에서 감염 치료를 받고 있는 병사들[사진=위키피디아]
스페인독감이 한창이던 1918년 미국 캔자스주 펀스턴 기지에서 감염 치료를 받고 있는 병사들[사진=위키피디아]


"우리가 모르는 게 여전히 너무 많다."

마켓워치는 18일(현지시간) 인류 최악의 바이러스 팬데믹으로 악명을 떨친 스페인 독감이 우리에게 주는 또 하나의 경고가 있다면, 정확한 사망률을 모른다는 것이라며 한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미국 밴더빌트대, 오버린대, 카네기멜론대 경제학자들은 지난 3월 의학저널 '호흡기학'(Respirology)에 낸 연구논문에서 1918년 창궐한 스페인 독감의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스페인 독감은 치명적이었지만,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들 대부분이 생존했다. 그러나 살아남았다는 게 개인들이 완전히 회복된 걸 의미하진 않는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증거들에 따르면, 첫 감염에서 살아남은 이들은 고도의 사망위험에 직면했고, 일부 생리적인 상태는 완전히 치유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이어 "1918년의 첫번째 교훈은 (스페인 독감이) 건강에 미친 영향이 크고 넓게 번졌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불완전하고 부정확한 기록 탓에 1918년의 진짜 사망률을 모를 수 있는데, 이는 코로나19의 영향을 가늠하는 우리의 능력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가 살아남은 이들의 건강이 앞으로 어찌 될지 알 수 없다는 얘기다.

다른 몇몇 연구 결과들도 이같은 경고를 뒷받침한다. 2002년 중국에서 발생해 전 세계로 번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의 영향을 분석한 연구진은 사스에 감염됐다가 생존한 이들의 40%가 5년 가까이 불안, 우울 등 정신질환과 만성질환을 겪은 사실을 알아냈다(2009년).

이달 의학저널 '랜싯'에 발표된 또 다른 연구 논문은 코로나19 감염자 60명을 대상으로 삼았는데, 55%가 혼란, 집중장애, 두통, 미각 또는 후각 상실, 불면증 등 신경학적 증상을 호소했다.

의학저널 'JAMA심장학'에 지난 3월 소개된 또 다른 논문은 코로나19가 혈관염증, 심근염, 심장부정맥 등과 관련 있다며, 심혈관 위험인자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인플루엔자 유행기 때는 폐렴 인플루엔자 요인보다 심혈관 요인으로 사망하는 이들이 더 많다고 덧붙였다.

한편 1918년 봄에 발생한 스페인 독감은 이듬해 초여름까지 이어졌다. 코로나19와 같은 H1N1 아형 바이러스다. 스페인 독감이라고 불리지만, 바이러스는 독일, 프랑스, 영국, 미국 등지에서 먼저 발견됐다고 한다. 

스페인 독감의 위력은 무시무시했다. 당시 세계 인구의 3분의 1인 약 5억명이 감염됐다. 사망자 수는 여러 추정치가 있지만, 스페인 독감이 인류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바이러스 팬데믹이었다는 데 이견이 거의 없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스페인 독감 사망자를 약 5000만명으로 추정했다. 일각에서는 당시 사망자가 1억명에 이른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현재 인구로 보면 스페인 독감이 수억명의 목숨을 앗아갔다는 얘기다.

미국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이날 현재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약 77만9400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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