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 체인점 롯데리아발 코로나 확산이 심상치 않다. 지금까지 확진자가 11명이 나왔고 2차 감염 확진자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상황. 문제는 롯데리아의 대응이다. 확진자 발생 당시 늑장 대응은 물론 이를 고객에게 제대로 고지하지 않은 채 조용히 점포 일시 폐쇄와 재개를 이어가고 있어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확진자 나와 문 닫았는데도…내부사정 탓?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에 따르면 지난 6일 서울 광진구에서 시내 지점 점장을 포함한 직원 20명이 회의 후 회식에 참석했다가 이 가운데 11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
이들은 회의가 끝난 후 능동로의 한 족발집에서 식사한 뒤 ‘치킨뱅이 능동점’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활동 과정은 아니었고 각 매장 노하우를 공유하는 자리였다는 게 롯데GRS 측 설명.
회사 측은 지난 11일 종각역점 점장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는 통보를 받고 하루 동안 이 매장을 폐쇄하고 방역작업을 했다. 이후 다음날인 12일 오후 다시 문을 열고 영업을 재개했다.
또 종각역점 점장과 같이 회식에 참석한 점장들의 점포(혜화점, 면목중앙점, 군자점, 소공2호점, 서울역사점, 숙대입구역점, 건대점) 7곳을 11일 오후 7시께부터 문을 닫고 방역을 진행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롯데GRS 측이 홈페이지나 매장 폐쇄 안내 문구 어디에도 고객에게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점을 알리지 않았다는 것. 회사 측이 7곳 점포에 영업 중단을 내리며 점포 입구에 부착할 안내문을 첨부한 내용 중에도 내부 점검으로 영업을 종료한다는 말 뿐 코로나19 관련 문구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소극적인 대응으로 정직원은 물론 확진자가 나온 점포 아르바이트생들도 자신이 일하는 점포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문을 닫았다 다시 연 종각역점도 평범하게 영업을 이어갈 뿐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등에 대한 고지는 전혀 없었다.
소비자 A씨는 "며칠전에 사 먹었는데 괜히 기분이 찜찜하다"며 "자주 이용하는 건대점에도 내부 사정으로 닫혔다는 문구만 써있을 뿐 코로나 관련 내용이 없었다. 기사를 보고 알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비자 B씨는 "종각역 점도 다음날 바로 다시 문을 연 게 말이 안된다"며 "고객에겐 제대로 고지도 하지 않고 매출만 채우려는 심보"라고 비난했다.
업계에선 롯데리아발 코로나 확산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모임 참석자가 20명 가까이 되는 데다 모임 이후 상당한 시간이 지난 만큼 이들이 접촉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더 나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
패스트푸드 특성상 마스크를 벗고 음식을 먹어야하고 방문 고객들을 일일이 다 추적할 수 없는 탓에 피해는 더 커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의 대응 매뉴얼이라고는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초기 대응이며 사건 대응에 미약했다”며 “이 시국에 점장들끼리 회식을 즐겼다는 점, 초기 대응을 안일하게 해 사태를 더 키웠다는 점에서 비난의 화살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GRS는 공지를 통해 "어려운 시기에 고객님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전 직원 마스크 착용, 조리 근무자 라텍스 장갑 착용, 수시로 손 씻기 등 위생 관리 매뉴얼 준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