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 수요 증가에 HMR 판매 증가
불안감에 사재기 수요도 실적에 영향
코로나19로 재계 전반에 큰 위기를 맞았지만 식품업체들은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재기 현상 및 ‘집콕’ 트렌드로 집밥 수요가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해외 수출 증가와 마케팅비 절감도 영업이익 대폭 상승의 원인이다.
농심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6877억원, 영업이익 636억원을 기록했다고 15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6.8%, 영업이익은 무려 101.1% 성장했다.
농심의 1분기 매출 성장의 주 요인은 짜파구리 열풍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내·외 라면소비 증가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지난 2월 오스카 작품상 수상을 계기로 국내는 물론, 세계 각지에서 짜파구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짜파게티와 너구리의 매출이 급증했다.
영업이익 개선도 라면 매출 성장이 주효했다. 라면 수요가 급증해 공장가동률과 생산효율성이 높아졌고, 이에 따른 고정비 감소효과가 나타나면서 이익이 증가했다. 온라인 쇼핑이 늘어나면서 농심의 온라인 라면 매출이 전년 대비 115% 증가했고 마트, 편의점 등 유통채널에서의 시식과 프로모션 활동이 제한되면서 전반적인 판촉 비용도 줄어들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외식이 줄고 가정식 수요가 늘어나자 국내는 물론 해외 소비자들까지 라면을 찾으면서 전 세계적으로 라면소비가 늘어났다. 농심의 1분기 국내법인 매출(수출포함)은 전년 대비 14.2% 성장한 5199억원을 기록했다.
농심은 "해외시장 성장이 돋보였다. 짜파구리 열풍에서 시작된 한국 라면의 인기가 전 세계로 번졌고, 이후 코로나19 가 해외로 확산하면서 미국과 중국, 일본, 유럽 등에서 라면 사재기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농심은 미국과 중국 현지 공장을 풀가동하는 동시에 수출물량을 대폭 늘려 수요에 대처했다. 또 해외법인별 지속적인 영업과 유통망 확장을 바탕으로, 1분기 해외법인 실적은 전년 대비 25.9% 늘어난 1677억원을 기록했다.
CJ제일제당은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54.1% 늘어난 2759억원을 달성했다. 매출 역시 16.2% 성장한 5조8309억원을 기록했다.
깜짝 실적은 해외 사업 호조와 가정간편식(HMR)이 이끌었다. CJ제일제당의 글로벌 매출 비중은 직전 분기보다 10%포인트 높아진 60%로 지난해 대비 약 10% 늘었고 ‘비비고 죽’과 ‘비비고 국물요리’ 등 주요 HMR과 만두를 비롯한 핵심제품의 매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대상도 1분기 영업이익 4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8% 증가했다. 매출액은 7558억원으로 4.5% 신장했다. 식품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0.2%, 72.9% 증가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해외 법인의 매출도 호조를 보였고 국내에서는 B2C와 온라인사업 매출이 증가한 것도 주효했다. 또한 신선식품과 편의식품, 서구식품 등에 대한 품목조정, 공정개선, 판촉효율화 등을 통해 식품부문의 영업이익이 증가했고, PT미원 증설과 베스트코 합병에 따른 기저효과도 손익개선에 기여했다.
삼양식품은 역대 분기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삼양식품의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9%(1563억원), 영업이익은 73%(266억원)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라면 수요 증가가 1분기 실적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이와함께 해외 수출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해 실수요가 증가하는 것과 동시에 제품 공급 차질을 우려한 거래선들의 주문량을 늘리면서 전년 동기 대비 49% 성장했다.
오뚜기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오뚜기의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8.1% 오른 645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8.3% 증가한 572억원이었다. 당기순이익은 499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9.9%나 올랐다.
전체 매출 중 국내 매출은 전년 대비 7.6% 증가한 5896억원, 해외매출은 14.1% 오른 558억원을 기록했다. 부문별 매출을 살펴보면 양념소스류를 제외하고는 전분야가 성장세를 보였다.
1분기 양념소스류 매출은 928억원으로 전년 대비 2.6% 감소했다. 이는 외식시장이 침체하면서 관련 수요가 줄어든 탓으로 풀이된다. 반면 건조식품류(+16.9%), 유지류(0.8%), 면제품류(12.0%), 농수산가공품류(16.3%) 등 여타 제품군에서는 호실적을 보였다.
동원F&B도 1분기 영업이익이 4.49% 늘어난 365억원, 매출은 7836억원으로 4.73% 증가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식품업체의 반사이익이 장기화 될 전망이지만 단기적 호실적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에 코로나19가 잠식될 경우 실적이 원상복귀 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업계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호실적을 기록했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