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주유소를 찾은 40세 박모씨. 주유기 앞에 차를 세운 김씨는 창문을 열 필요가 없다. 주유소 방문 전 스마트폰 주유앱으로 원하는 주종과 주유량을 선택한 김씨의 예약 내용에 따라 주유소 직원이 알아서 기름을 넣어준다. 주유가 끝나면 앱에 미리 등록한 카드정보로 자동결제가 이뤄진다. 김씨는 창문 한 번 열지 않고 스마트폰 앱 하나로 주유를 마쳤다.
 

서울의 한 백화점에서 고객을 기다리는 점원. /사진=연합뉴스 제공

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타인과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주유, 커피, 장보기 등 일상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모바일 ‘비대면’ (언택트, Untact)서비스와 ‘스마트오더’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온라인 쇼핑 늘고… 건강‧위생 상품 구매↑

오프라인 쇼핑 시에도 비접촉 결제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데이터 서비스 기업 롯데멤버스가 이달 1~20일 엘포인트 거래 데이터를 분석해본 결과 오프라인 유통점 전체 결제액이 전월 동기간 대비 28.6%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엘페이 간편결제 취급고는 11.5% 증가했다.

매장 쇼핑 시에도 결제 시 대인 접촉을 피하고자 바코드, 음파 등으로 인식되는 간편결제를 이용한 이들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모바일로 온라인에서 생필품을 구입하는 이들은 더 늘었다. 모바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진자 증가로 위기감이 극도로 고조된 1월 27일부터 2월2일까지 일주일간 주요 마트앱 사용량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몰’과 ‘롯데마트몰’ 앱 사용자 수는 전 주 대비 각각 20.89%, 18.90% 증가했다. 또한 ‘SSG’앱은 15.73%, 마켓컬리는 13.02%, 위메프는 12.55% 증가했다. 외식보다 배달을 택한 이들도 많아지면서 배달 앱 ‘요기요’ 사용자 수가 전주 대비 17.14% 증가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서울 광진구 동서울우편물류센터에 택배 우편물들이 쌓여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결제수단뿐 아니라 구매 품목에서도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났다. 롯데멤버스에 따르면 온‧오프라인 유통점을 통틀어 건강마스크(1143.4%), 안전상비의약품세트(269.0%), 손세정제(255.5%), 주방세제(178.1%), 청소용세정제(45.5%), 일반의약외품(83.7%), 체온계(78.8%) 등 건강/위생 상품 판매액이 전월 동기간 대비 급증했다.

또한 온라인 장보기 수요가 늘면서 같은 기간 온라인몰에서는 일반의약품(24668.9%), 일반의약외품(473.7%) 외에도 나물류(81.4%), 수입과일(52.5%), 채소(32.3%) 등 신선식품과 봉지라면(28.6%), 유아식(24.7%), 시리얼(24.2%), 분말조리식(22.5%), 생수(13.5%) 등 가공식품 판매액이 모두 증가했다.

반면 밀폐된 공간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영화관을 찾는 이들이 줄면서 영화 예매에 주로 사용하는 영화관앱 사용률은 감소 추세로 들어섰다. 메가박스는 10.65%, CGV는 10.47%, 롯데시네마는 7.31%로 각각 감소했다.

◆주유부터 커피까지… ‘언택트’로 생활

코로나19가 바꾼 소비 패턴은 생활까지 바꿔놓고 있다. 자동차 주유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창문을 열어 주유소 직원에게 설명할 필요도, 결제를 위해 카드를 주고받지 않아도 된다. 모바일 주유 솔루션 앱을 실행하면 주유소와 주종, 주유량을 선택 > 주유소 방문 > 주유기에 부착된 오윈 스티커 번호 입력하면 직원이 알아서 기름을 넣어준다. 주유가 완료되면 스마트폰에 등록되어 있는 신용카드로 결제가 이루어진다.

스타벅스 사이렌오더/사진=스타벅스

밀폐된 공간, 공동 머그컵 이용을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카페 안에서 커피를 즐기기보다 스마트오더를 이용해 테이크아웃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스타벅스의 ‘사이렌오더’, 할리스커피의 ‘할리스스마트오더’ 모바일 앱이 대표적.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매장 방문 전 스마트폰으로 원하는 메뉴의 주문과 결제가 가능하다.

사람이 많은 장소에서 장시간 대기할 필요 없이 준비된 음료를 픽업해 나오기만 하면 돼 스마트오더를 활용한 카페 테이크아웃 이용이 늘어날 전망이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역대 최대 출고량을 기록한 모바일 커머스 앱도 눈길을 끈다. 쿠팡은 지난달 28일 하루 출고량이 역대 최대인 330만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1월 일일 평균 출고량이 약 170만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약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마켓컬리’는 1월 27일부터 2월 2일까지 일평균 매출 증가율이 19%를 기록하고 전년대비 주문량은 67% 급증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소비자들의 구매 행태가 급변하면서 온라인에서는 품절 사태와 컴플레인이 빈발하는 한편 오프라인에서는 판매 부진으로 재고가 쌓이는 등 유통가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앞으로 비대면 서비스는 더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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