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개편 마무리·바이오 사업 가시화 등이 관건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삼성물산 사옥

출범한 지 오는 9일로 100일째를 맞는 통합 삼성물산의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통합 삼성물산은 옛 제일모직과 옛 삼성물산이 한 지붕 아래 뭉쳐 출범했다.

통합 삼성물산은 미래 성장과 주주가치 극대화를 내걸고 지난 9월 1일 합병을 성사시켰다. 그러나 출범 100일을 앞둔 현재 회사 안팎의 분위기가 밝지만은 않다. 2020년 매출 60조원, 세전이익 4조원을 달성해 삼성전자와 함께 그룹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는 아직은 달성이 난망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공식 출범을 전후로 18만원에 육박했던 삼성물산 주가는 지난 7일 기준 14만3500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합병 이후 삼성물산이 뚜렷한 시너지 효과를 내거나 향후 성장 목표와 관련한 청사진을 내놓지 못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오히려 중복 사업부문과 인력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회사 내 우울한 분위기만 밖으로 새어 나오는 형국이다. 통합 삼성물산은 옛 삼성물산 건설부문 인력을 중심으로 최근 1년 새 600명가량의 직원이 회사를 떠났다. 합병 이후에도 꾸준히 인력 감축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 시즌이 마무리되면 대규모 조직개편과 추가 구조조정이 뒤따를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그러나 이제 출범 100일을 맞은 만큼 아직은 합병의 성패를 논하기 이르다는 견해도 있다. 삼성물산은 이달 초 사장단과 임원인사를 통해 경영진을 새롭게 꾸렸다. 기존 4명의 대표이사 중 윤주화 사장이 삼성사회공헌위원회로 자리를 옮겼다. 오너 일가인 이서현 사장이 삼성물산 패션부문장을 단독으로 맡으며 그룹 내 위상도 강화됐다.

또한 삼성물산의 각 사업부문에는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 사장이 원톱 체제를 구축한 패션사업부문에서는 제조·유통 일괄형 상표(SPA)인 에잇세컨즈의 내년 중국 진출이 예정돼 있다. 에잇세컨즈는 유니클로와 H&M 등 외국계 일색이던 국내 SPA 시장에 지난 2012년 출사표를 던져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삼성물산 상사 부문의 경험과 네트워크가 더해져 중국 시장 진출에 성공한다면 향후 삼성물산 패션사업의 해외진출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리조트·건설 부문의 에버랜드 역시 건설 부문과 협업 아래 글로벌 수준의 체류형 복합테마파크로의 변신을 시도 중이다.

통합법인 출범 이후 가장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는 분야는 바이오 사업이다. 통합 삼성물산이 지분 51%를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월 단일 바이오의약품 생산 시설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송도 2공장을 완공했으며 현재 제3공장 착공을 앞두고 있다. 국내외 상장도 추진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최대 주주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첫 번째 바이오시밀러인 관절염 치료제 '브렌시스'를 최근 출시했다. 다른 바이오시밀러 'SB2'는 국내 및 유럽 시장 허가가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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