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최고의결기구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5일 개막했다. 전인대는 정책자문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와 더불어 양회로 불리는 중국 최대 정치행사로 2주 넘는 기간 동안 진행된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을 위한 개헌 여부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전인대에서 국가적 경제현안들이 집중 논의된다는 점에서 앞으로 16일 동안 일정에서 중국 투자흐름을 읽을 기회가 될 전망이다.
◇ 디레버리징
이번 전인대의 최대 경제 의제는 신용 성장과 금융 리스크를 억제하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리커창 총리는 5일 전인대 개막을 알리며 배포한 보고서에서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목표를 6.5%를 제시했다. 중국이 거시적 레버리지(부채) 비중을 "기본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그림자금융과 인터넷금융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한다고 그는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의 부채 단속이라는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국채시장에 상당한 압박이 가해질 것이라고 홍콩 소재 방코 빌바오 비즈카야 아르헨타리아(BBVA)의 씨에 레이 수석 아시아 이코노미스트는 예상했다. 싱가포르 투자은행인 UOB캐이히안의 스티븐 렁 홍콩 지사장은 대형은행과 보험사들이 중국 정부의 부채단속 강화에서 최대 승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레버리징이 심화하면 대형은행과 보험사의 자산 퀄러티가 개선될 것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SWS리서치 애널리스트들은 디레버리징으로 중국 성장이 질적으로 개선되면서 정보기술(IT), 인공지능(AI), 빅데이터와 같은 산업들도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그린 차이나
시 주석은 지난해 10월 공산당 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친환경을 역설한 바 있다. 이후 이번 겨울 북부지역에서 수 백만 가구가 거의 일제히 석탄에서 천연가스로 에너지 공급원을 대체하기 시작했다. 리 총리 역시 5일 전인대 개막을 알리며 친환경 정책에 대한 정부지출을 19% 늘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중국투자은행 태평양증권은 신에너지와 환경보호 기계 제조업체들이 중국의 친환경 정책으로 혜택을 볼 수 있다고 예상했다. 게다가 중국은 친환경 자동차 판매량을 2025년까지 700만대로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상하이 자동차(SAIC Motor Corp), 지리 자동차(Zhejiang Geely Holding Group), BYD와 같은 현지 업체들이 최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예상했다.
◇ 부동산 보유세
중국 부동산에 재산세(보유세) 부과도 현실화한다. 중국 정부는 이르면 올해 말 관련 입법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현재 중국에선 부동산 거래세만 있을 뿐 재산세는 없다. 부동산에 재산세가 부과되면 다주택자의 투자 심리나 부동산 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BBVA의 씨에 이코노미스트는 재산세로 미점유 부동산이 대거 판매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재산세 전망에 지난해 중국의 주요 부동산 업종은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해 주요 부동산개발업체들인 중국 헝다그룹(恒大集团), 비구이위안(碧桂園), 룽창중궈(融创中国) 등이 최소 140% 뛰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