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현 CJ그룹 회장 복귀 이후에도 주가 하락세가 이어졌던 CJ가 3분기 실적 시즌 반전에 주인공으로 거듭났다.
CJ제일제당을 필두로 시장 기대치를 충족하는 계열사의 실적이 드러나면서 주가 역시 상승세로 전환하는 분위기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CJ제일제당은 별도기준 매출 2조6746억원 영업이익 210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9%, 13.0% 성장했다.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호실적이다. 무엇보다 비용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식품사업부문에서 가공식품이 18.3%, 소재가 24.6%나 증가하는 고성장을 시현했는데 곡물가격 하향 안정세에 판관비 효율이 극대화되면서 가공식품 수익성이 높아진 결과다. 바이오 사업은 메치오닌 수익성 하락에도 불구하고 트립토판, 핵산 등 기타 아미노산의 견조한 수익성이 지속됐다. 생물자원 사업은 축육시장 수요는 양호해 판매물량은 개선됐지만 베트남 법인 공급과잉 여파 인도네시아 법인 원가부담 심화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마진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CJ E&M은 매출액 4401억원 영업이익 127억원으로 각각 16.2%, 316.3% 성장했다.
부문별로는 방송 9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5.2% 성장했고 영화는 17억원 적자로 손실을 축소했다. 음악은 68억원으로 179.6% 성장, 공연은 -15억원으로 적자가 확대됐다.
방송과 음악부문이 외형 성장을 이끈 셈이다. 워너원, 쇼미더머니6 등 자체 음반, 음원 매출이 늘어난 것이 주요했다. 방송은 주요 채널의 시청률 강화로 광고 매출이 5.7% 늘어 성장을 재개했다. 디지털 광고는 50.2% 증가해 고성장했다. 반면 영화는 '군함도'의 저조한 성과가 발목을 잡았다.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킨 성적은 아니지만, 중국 사드 문제가 해소 조짐을 보인다는 점에서 전망은 긍정적이다. 사드로 인해 중단됐던 중국향 콘텐츠 수출이 재개되면 수익성 개선은 물론 투자심리도 크게 나아질 것으로 분석된다.
CJ대한통운은 매출액 1조8732억원, 영업이익 6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7%, 3.8% 성장했다. 분기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치다. 하지만 수익이 기대치를 하회했다.
택배부분은 소형물량 비중 확대로 수익성이 약화됐다. 택배물량은 2조7200만 박스로 23.4% 늘었지만 소형택배 비중이 증가해 수익성이 3.7% 하락했다. 글로벌부문은 외형은 커졌지만 영업이익률이 비용 확대로 하락했다. 해외 신규 자회사인 이브라콤과 다슬의 연결실적 편입이 원인이다. CL은 해운항만 매출액이 40% 하락했고 중공업 관련 수주 부진으로 지항선 가동률이 낮아 비용이 발생되고 있다.
향후 전망은 긍정적인 요소가 많다. 일단 택배부문 매출 호조가 지속되고 있고 글로벌부문 연결 실적 계상 폭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4분기에는 베트남 1위 물류업체 제마뎁 인수로 향후 동남아 물류 네트워크 강화도 예상된다.
CJ오쇼핑의 3분기 영업이익은 304억원으로 12.4% 증가했고 취급고는 15.1% 늘어난 8897억원을 기록했다. 홈쇼핑 업계의 비수기로 통하는 어려운 시기에도 성장을 이어간 부분에서 의미가 있다.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한 실적이다. 3분기 실적 견인은 TV상품 판매다. 계절가전과 식품 부문, 이미용품 등 포트폴리오 재구성이 고성장을 이끌었고 렌탈 상품 등 확대 운영 전략, 타채널 판매 증대 등도 한몫했다. 기존 홈쇼핑 채널 대비 상품을 다양화한 T커머스도 성장했다. 부진했던 해외사업은 143억원 적자에서 132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말레이시아 법인의 경우 취급고가 60% 성장했고 멕시코는 19% 태국과 베트남은 각 17% 성장했다.
여기에 판관비 절감과 제한적 송출수수료 인상 등이 계속되고 있고 인도 법인 지분 매각 등 해외 손익 개선 노력도 진행 중이어서 4분기 역시 양호한 실적이 기대된다.
금일 실적 발표를 앞둔 CJ CGV의 경우 부진이 예상된다. 동부증권은 CJ CGV의 3분기 매출액을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한 4359억원으로 예상했다. 영업이익은 21.8%나 줄어든 266억원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국내 시장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다만 4분기에는 저스티스 리그 등 기대작 개봉이 예정돼 있고 10월 관람객수도 급증해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이처럼 견조한 실적과 4분기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CJ 주가는 9일 오전 19만7000원으로 전일 대비 1.8% 증가했다. 9월 말 17만원대까지 하락했던 것을 감안하면 가파른 상승세다. CJ제일제당도 35만4500원 수준에서 39만8000원으로 올랐다. CJ E&M도 동기간 7만7200원에서 8만8100원으로 상승했다. CJ오쇼핑은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고 CJ대한통운은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낸 탓에 15만4000원으로 주가가 떨어졌다. CJ CGV는 부진한 실적이 예상되면서 6만8300원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CJ제일제당은 전년 동기 베이스 효과와 수익개선 중심의 사업전략을 감안할 때 견조한 이익개선 흐름이 2018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현주가를 매수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민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CJ E&M 실적을 감안하면 매수 의견과 목표주가 10만8000원을 유지한다"며 "방송 부문과의 시너지 확대, 자체 음반, 음원 매출 성장으로 음악 부문의 수익 호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해외 성장 전략도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이재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CJ대한통운의 경우 투자의견 매수는 유지하지만 목표주가는 20만원으로 하향조정한다"며 "내년에 추가적인 M&A보다는 올해 인수한 신규 자회사의 비용 정상화 작업을 통해 글로벌 사업부 마진 개선이 기대되고 내년 3월 곤지암 터미널 오픈 이후 비용절감 효과도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