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 주택가격 상승 등 금융불안 요소 여전
오는 27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현행 2.50%로 동결될 것이란 전망이 금융권 전반에서 힘을 얻고 있다. 고환율과 주택가격 상승 등 금융불안 요소가 해소되지 않은 데다, 국내 경기 회복 흐름이 확인되고 있어 금리 인하보다 동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5일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2025년 12월 채권시장지표(BMSI)' 조사에서 응답자의 96%가 11월 금통위에서 금리가 현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 답했다. 금투협은 "경제성장률 상향 조정 가능성과 고환율 지속이 동결 전망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4.7원 내린 1472.4원으로 정규장을 마쳤다. 환율은 연초 1400원대에서 6월들어 1300원선으로 내려왔으나 지난 9월 24일 1400원선에 재돌입한 이후 꾸준히 우상향하며 11월 20일 이후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1470원선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환율 상승 이유는 한미 금리차로 해외로 자금이 이동중에 있고,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투자, 기업들의 대미 투자 확대에 따른 환전 수요 감소 등이 이유로 꼽힌다. 여기에 일본 엔화 약세 또한 원화 약세를 부추기는 상황이다.
또한 부동산 가격도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17일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은 전주보다 0.20% 상승했다.
증권가에서도 기준금리 동결에 힘을 싣고 있다. 원유승 SK증권 연구원은 1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기존 2.50%로 동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금융불안 요인들은 해소되지 않았고, 성장에 대한 우려는 완화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0월 금통위 이후 빠른 속도로 변동성이 확대됐고, 주택가격심리는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어서다.
아울러 3분기 한국 실질 국민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1.7% 성장해 1분기 저점을 기록한 뒤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원유승 연구원은 "인하 필요성보다는 오히려 인하 사이클 종료에 대한 논의가 부각되고 있는 시점"이라며 "금융안정과 성장, 모두가 동결을 가리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준우 하나증권 연구원도 기준금리 동결을 점쳤다. 그는 "한국은행은 내년 성장률을 8월 1.6%에서 1.8% 이상으로 상향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부동산은 서울 아파트 가격의 주간 상승률이 둔화됐지만 여전히 +0.2%대로 추세적 상승이 지속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환율은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에도 1470원을 상향 돌파했다"면서 "이는 올해 4분기 들어 주요국 중 일본을 제외하면 가장 큰 폭의 약세"라고 말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금리 동결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그는 "연간전망 발표 이후 최근 3주간의 데이터를 반영한 결과 기준금리 추가 인하는 쉽지 않다는 판단"이라며 "한 차례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금융안정 부담과 경기 개선 기대가 더해져 동결 유지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은이 이번 금통위에서 2026년 성장률과 물가전망을 소폭 상향할 수는 있겠지만 스탠스 변화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보수적인 톤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양성모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