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하이닉스 동반 급등…AI 서버 D램 수요 기대감 커져
연준 불확실성 지속…12월 FOMC 전까지 ‘깜깜이 장세’ 경계
젠슨 황이 인공지능(AI) 거품론 우려를 실적으로 기우임을 증명했다. 엔비디아가 시장 기대를 웃도는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반도체 대장주들의 상승을 견인했다. 이에 코스피 지수는 4000선을 재차 회복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5.34포인트(1.92%) 오른 4004.85로 장을 마쳤다. 개인이 1조2730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357억원, 8037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4.25% 1.60% 오른 10만600원, 57만1000원을 기록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전문가들은 엔비디아 AI 서버용 LPDDR 탑재 증가로 고대역폭 메모리(HBM) 뿐 아니라 일반 D램 가격도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AI버블 우려 없다
이날 증시 상승은 엔비디아의 깜짝실적 덕분이다. 엔비디아는 19일(현지시간)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2% 급증한 570억1000만달러라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549억2000만달러)를 크게 웃돌았으며, 주당순이익(EPS)도 1.30달러로 전망치(1.25달러)를 상회했다. 특히 전체 매출의 90%를 차지한 데이터 센터 부문은 512억달러로 전년보다 66% 늘어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게임 부문 매출은 43억달러로 30% 증가했다. 4분기 가이던스로는 650억달러를 제시하며 시장 컨센서스(616억6000만달러)를 다시 한번 넘어섰다. 이 같은 실적에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급등했다.
김세환 KB증권 연구원은 “젠슨 황 CEO는 실적 발표 후 AI는 버블이 아니라는 점을 설명했다"며 "그는 무어의 법칙이 등장한 이후 역사상 처음으로 과학기술 전반에서 세 가지 대규모 플랫폼 전환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고 언급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황 CEO가 △CPU 기반의 범용 컴퓨팅에서 GPU 기반의 가속 컴퓨팅으로의 전환 △기존 어플리케이션의 생성형 AI로 진화 △에이전틱 AI와 피지컬 AI를 통한 급격한 성장을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엔비디아의 12개월 예상 자기자본이익률(ROE)은 74.5%로 매우 높고, 향후 3년간 연평균 EPS와 매출 성장률도 각각 44.7%, 42.9%에 달한다"며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여전히 저평가 상태로, 운용 비중 확대를 권고한다"고 분석했다.
◇한일령 반사수혜에 好好
이날 코스피는 반도체뿐 아니라 중국 정부의 한일령(限日令)에 따른 반사수혜 기대감에 호텔·카지노·면세점 관련주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외국인 카지노 관련주 중에선 롯데관광개발이 14.97% 급등해 2만2350원에 마감했으며, 파라다이스(13.65%)와 GKL(5.77%)도 강세를 보였다. 호텔·리조트 관련주로는 GS피앤엘(12.00%), 서부T&D(10.87%), 제이에스코퍼레이션(5.47%), 모나용평(4.61%), 아난티(4.61%) 등이 상승했다. 면세점 관련주인 글로벌텍스프리는 14.79% 뛰었고, 토니모리(7.19%), 호텔신라(3.94%), 신세계(2.22%) 등도 동반 상승했다
현재 중국의 일본에 대한 보복조치는 일회성이 아닌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대만 해협 유사시 일본 자위대의 개입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중국 정부는 중국인의 일본 여행 및 일본 유학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고,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중단을 통보했다. 이외에도 중국 내 일본 영화·애니메이션의 무기한 개봉 연기, 일본 문화·관광 교류 제한 확대 등 전방위적으로 규제가 확신 중이다.
◇당분간 변동성 흐름 예상도
하지만 낙관만 하기엔 이르다는 경계감도 나온다.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이 여전히 오리무중인 탓이다. 10월 미국 고용지표는 셧다운 사태로 발표가 연기됐고, 11월 고용지표도 12월 16일로 미뤄졌다. 이에 따라 12월 11일 예정된 FOMC 이전에 확인 가능한 마지막 고용 데이터는 9월 지표가 될 전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 실적이 긍정적이었지만, 연준의 불확실성 탓에 증시가 11월 안에 전고점을 돌파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며 "민간 고용 지표나 인플레이션 압력은 완화되고 있지만, FOMC 전까지 시장은 높은 변동성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성모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