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8%대 하락…장중 3900선도 깨져
삼전·SK하닉 동반 하락…원화 약세 부담
美소비자물가·엔비디아 실적이 변곡점

사진=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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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인공지능(AI) 관련주에 대한 거품 논란과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세에 밀려 장중 3900선이 깨지는 등 부진한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와 엔비디아 3분기 실적이 시장 반등의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2.69포인트(-1.81%) 내린 3953.76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종가기준 3000선으로 내려선 건 지난 10월 24일 기록한 3941.59포인트 이후 10거래일일 만이다. 특히 이날 오후 1시 51분경 코스피는 3900선이 깨진 3887.32포인트까지 밀리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도 장 초반부터 외국인들의 국장 이탈이 이어졌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5269억원을 팔았다. 반면 개인은 5383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방어에 나섰다. 이날까지 외국인들은 총 5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갔으며 총 매도금액은 7조7464억원에 달한다. 

외국인들의 이탈은 전날 미국 증시에서 AI 기술주에 대한 기대감이 과도했다는 회의론이 번지며 단기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9% 하락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4%가 빠졌다. 엔비디아(-3.7%), 테슬라(-3.5%) 등 빅테크 기업들이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 

이날 환율 불안도 외국인의 수급 흐름에 부담을 더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1450원을 넘어섰다. 원화 약세는 외국인 자금 이탈을 가속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 대표적인 대형 기술주인 삼성전자는 전날 대비 1.31%하락한 9만7900원으로 장을 마쳤고, SK하이닉스는 2.19% 밀린 58만원으로 마감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이외에도 LG에너지솔루션(-1.38%),현대차(-1.86%), 두산에너빌리티(-1.77%), 한화에어로스페이스(-4.85%), KB금융(-1.28%) 등도 부진했다. 

증권업계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와 엔비디아 3분기 실적에 따라 지수의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재무부가 셧다운 영향으로 국채 발행 일정을 조정하면서 단기 유동성이 축소되고 있다"며 "금리 인하에 대한 불확실성은 외국인 자금 유입에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11월 13일 발표 예정인 미국 소비자물가지수와 20일 공개될 엔비디아 실적이 주요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소비자물가 결과를 통해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고, 엔비디아의 실적 가이던스를 통해 AI 거품 논란이 가라앉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과거 강세장에도 10대의 큰 조정이 있었던 만큼, 지나친 우려는 기우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3저호황기였던 1980년대 중후반에도 연간 두 차례 정도 -10% 내외의 조정이 반복됐던 만큼, 현재 시장 역시 유사한 상승과 조정의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1986년 4월 조정 당시를 보면, 투자자들의 불만이 가장 커졌던 시점은 급락 이후 3주간 이어진 바닥 형성 구간에서의 급등락 때문이었다"며 "결국 정부가 다시 증시 부양 기조로 선회하면서 증시는 반등했고, 전고점을 회복하는 데 약 1.4개월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양성모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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