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대형주 차익매도, 중소형주로 자금 이동
코스피 지수가 4200포인트를 돌파하는 등 우량주 중심의 매수세가 유입되며 중소형주에 대한 소외 현상이 심화된 가운데, 최근 외국인들이 대형주를 팔고 중소형주를 사들이는 순환매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0.13포인트(–2.37%) 내린 4121.74로 장을 마감했다. 개인이 3조1979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은 2조4981억원, 기관도 7374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코스닥 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2.02포인트(1.31%) 뛴 926.57로 마쳤다. 개인이 3705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248억원, 1675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들은 지난달 29일 이후 이날까지 코스닥 시장에서 5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이어왔다. 이는 그간 급등세를 이어오며 과매수 구간에 진입했던 대형주를 차익매도하고, 중소형주에 주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다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반면,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 상당수가 상승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5.13% 내린 15만4000원을 기록했고, SK하이닉스도 4.68% 내린 59만1000원에 마감했다.
반면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알테오젠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4.97%(2만6000원) 상승한 54만9000원으로 정규장을 마쳤다. 이는 대표 기술인 '하이브로자임(ALT-B4)'의 기술이전 및 유가증권시장 이전상장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HLB의 경우 전날 대비 13.68%가 급등했다. 영국계 글로벌 자산운용사 LMR파트너스로부터 약 1억4500만 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는 소식이 호재가 됐다.
에이비엘바이오의 경우 최근 이중항체 기반 면역항암제 임상시험에서 긍정적 성과와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력 계약 소식에 7.65%가 뛰었다. 이오테크닉스는 20.53%가 급등했는데 회사는 레이저 장비 업체로 웨이퍼 절단을 위한 공정 도입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업체다.
이 밖에도 리가켐바이오, 보로노이, 코오롱티슈진 등이 바이오 신약 개발 및 기술이전 관련 호재에 힘입어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리며 상승장의 한 축을 형성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코스피는 APEC을 전후로 반영됐던 기대감과 급등을 소화하면서 숨 고르기 장세에 돌입했다"며 "특히 최근 상승을 주도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일제히 하락했고, 관세 인하와 MASGA 기대감을 반영한 자동차·조선 업종 또한 하락세를 나타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최근 쏠림이 나타나지 않았던 바이오 업종과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순환매가 나타나면서 코스닥 시장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코스피 시장의 조정을 두고 지나친 경계심리는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이번 상승장을 1980년대 후반에 나타났던 '3저호황'과 비슷한 상황으로 봤다.
그는 "(당시 상황을) 지금 코스피로 환산하면 3~4년 후 1만9000포인트에 도달했을 정도로 강력한 강세장이었다"면서 "하지만 –10% 조정은 보통 1년에 한 번 꼴로 나오지만 3저호황 당시엔 1년에 두 번꼴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즉, 조정 시 매도 움직임보다 우상향으로 가고 있는 시장의 큰 흐름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급등한 만큼 더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며 "뒤늦게 지나친 비관론에 빠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성모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