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약 위고비' 내년 상용화 예상…비만 치료 새 장 열린다
비민치료제가 영역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주사제 중심이었던 비만치료제의 경구제(알약) 상용화가 임박한데다, 국내에서는 처방 대상이 12세 이상 청소년까지 확대되면서 관련 시장이 빠른 확대될 전망이다.
3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노보노디스크는 '위고비'의 경구 제형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승인을 신청했다. 알약 위고비의 승인이 올해 4분기 중 결정되면 내년 상용화가 예상된다.
임상 3상 결과, 당뇨병이 없는 비만 환자에게 경구용 위고비(25㎎)를 64주간 투여한 결과 평균 체중 16.6% 감소를 보였다. 위약군 2.7% 대비 월등한 수치로 체중의 20% 이상 감량한 환자 비율도 34.4%에 달했다. 주요 부작용은 구역, 복통 등 경증 수준이었다.
알약은 주사제의 불편함(주사 공포, 냉장보관 등)을 고려할 때, 향후 비만치료제 시장의 중심이 '주사에서 알약으로' 빠르게 이동할 것이란 게 업계의 예측이다.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도 미국에서 점유율 57%를 기록하며 위고비를 추격 중이다. 동시에 자사 경구용 신약 '오르포글리프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도 이 흐름에 동참했다. 일동제약은 GLP-1 유사 기전의 경구제 임상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확보했고 한미약품은 '주사제를 경구제로 전환하는 기술'을 길리어드사이언스에 수출했다. 대웅제약은 세마글루타이드 기반 패치형 치료제 임상에 착수하며 제형 다변화 경쟁에 나섰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위고비를 12세 이상 청소년 비만 치료제로 허가했다. 비만을 단순한 외모 문제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병'으로 인식하는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위고비 2.4㎎을 68주간 투여한 청소년군은 평균 BMI가 16.1% 감소, 위약군은 0.6% 증가해 큰 차이를 보였다. 체중 5% 이상 감량률도 77%로 위약군 42% 대비 높았다. 남용 방지를 위해 12주간 BMI 5% 이상 감량이 없을 경우 투약을 중단하도록 기준을 마련했다.
제약바이오 관계자들은 "비만치료제의 경쟁력은 이제 감량 효과뿐 아니라 복용 편의성과 공급 안정성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GLP-1 계열 약물은 향후 복합기전, 지속형·경구·패치형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진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