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 수익성 흔들리자 수익성 높은 보장성·건강관리로 쏠림
국내 보험업계가 손해율 악화와 저축성보험 부진으로 본업 수익성이 흔들리면서 제3보험 확대와 디지털헬스케어 사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최근 발표된 3분기 실적 전망에 따르면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모두 순익 감소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건강관리 서비스와 보장성 강화 전략이 업황 대응의 핵심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상장 생명보험사 4곳과 손해보험사 4곳의 올해 3분기 별도 기준 합산 순이익은 약 1억9082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4% 감소한 수치다. 생보사는 저축성·변액보험 판매 위축과 손실부담계약 인식 증가로 부담이 커졌고 손보사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급등 탓에 본업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도 하향 추세는 뚜렷하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8월과 9월 각각 발표한 상반기 잠정 실적에 따르면 생보사의 순이익은 3조3340억원으로 전년 대비 8.5% 감소했다. 손보사 순이익은 4조6410억원으로 19.2% 줄어 자동차보험 적자 확대와 장기보험 손실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상반기 손보사는 채권평가이익 등 투자손익이 개선되면서 본업 부진을 일부 상쇄했지만 지속 가능한 수익 기반 강화를 위해선 사업 구조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업계 최대 고민으로 꼽힌다. 지난 9월 기준 손해율은 94.1%, 누적(1~9월)은 85.4% 수준까지 상승했다. 보험료 동결이 4년째 이어진 데다 운행량 증가와 정비요금 상승이 맞물리며 보험료 100원을 받고 110원을 지출하는 구조가 고착화된 것이다. 에프앤가이드 추정치에서도 삼성화재·DB손보 모두 3분기 순익 감소가 예상되며 현대해상 역시 소폭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이런 환경에서 생보사들은 수익성이 높은 제3보험(질병·상해 등 보장성)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보험개발원이 10월 발표한 통계를 보면 올해 상반기 생보사의 제3보험 초회보험료는 5159억원으로 전년 대비 230.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손보사 증가율 18.6%를 크게 웃도는 성과다. IFRS17 도입 이후 저축성상품의 회계상 손실 인식이 확대된 영향으로 보험계약마진 관점에서도 건강보험(19.1%)이 종신보험(9.7%)이나 저축성(1.2%) 대비 수익성이 월등하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손보사도 위험 관리형 건강서비스 제공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애니핏 플러스'를 통해 AI 질병 예측 및 건강관리 기능을 강화했고 KB손해보험은 자회사 'KB헬스케어' 플랫폼을 기반으로 비대면 진료, 유전자 분석, 맞춤 코칭 등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생보사와 손보사를 막론하고 헬스케어 데이터 기반 리스크 관리가 공통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보험연구원은 최근 '2026년 보험산업 전망과 과제' 세미나에서 내년 전체 보험료 성장률이 2.3%에 그칠 것이라 예상하며 제3보험과 디지털헬스케어가 "보험업 지속가능성을 좌우할 핵심 축"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연성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