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티볼리 판매 감소…신차 대기수요 영향

SUV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대세 차종이다. 특히 B세그먼트 이하인 소형 차급에서 인기가 높다.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에 따르면 SUV 판매는 2010년 이후 연평균 19.0%의 성장률을 기록해왔다. 지난해에는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8.9%로 확대됐다.
국내 역시 마찬가지다. SUV 비중은 지난해 35%까지 상승했다. 특히 소형 SUV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처음으로 연 10만대 이상 판매됐다. 올해도 1분기까지 2만5577대 판매되며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소형 SUV 시장이 커지자, 업계 1·2위인 현대차와 기아차가 출사표를 던졌다. 각각 코나와 스토닉을 출시, 판도를 바꾼다는 전략이다.
당장 오는 13일 현대차의 코나가 나온다. 현대차에서는 처음으로 출시하는 소형 SUV다. 동급 최고 수준의 안전·편의사양,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출시 전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는 모델이다. 기아차는 코나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스토닉을 내놓는다. 코나와 비슷한 수준의 성능을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강력한 두 도전자의 등장에 기존 업체들은 긴장감을 보이고 있다. 신차 출시는 소형 SUV 시장 확대로 이어져 긍정적인 요인이 되지만, 자칫 출혈 경쟁을 불러올 수 있어서다. 특히 한국지엠, 쌍용차, 르노삼성자동차가 확대해 온 시장에 대형 업체인 현대차와 기아차가 들어오는 상황인 만큼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현재 국산 소형 SUV는 쌍용차의 티볼리, 기아차 니로, 한국지엠 트랙스, 르노삼성자동차 QM3가 있다. 티볼리는 이 시장 최강자다. 지난 5월 기준 국산 소형 SUV 누적 판매의 53.6%를 차지하고 있다. 판매 대수로는 2만3811대로 전년 동기 대비 7.0%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친환경차 강세로 기아차 니로 판매 역시 늘었다. 62.1%나 늘어난 총 8300대 팔렸다. 트랙스 역시 80.6% 증가한 7710대 판매됐다. QM3는 연초 재고부족으로 5.9% 감소한 4573대 판매에 그쳤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가세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이미 소형 SUV 판매는 전년 수준을 웃돌고 있다. 다만 코나 출시가 임박하면서 대기수요가 생겨나는 분위기다. 지난달 티볼리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14.0%나 판매량이 급감했다. 가격대가 비슷한 준중형 세단 시장에도 영향이 가고 있다. 현대차 아반떼는 동기간 10.8%, 기아차 29.4% 판매량이 줄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기아차의 신차 출시로 소형 SUV 시장 규모는 커지겠지만, 획기적으로 넓어지기는 힘들 것"이라며 "국내 시장은 연간 170만~180만대로 올해 전망도 나빠, 수요층이 겹치는 준중형 세단 등의 판매가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현대·기아차의 등장으로 업체간 출혈경쟁이 예상된다"며 "기존 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