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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용의 詐不作] 문제는 정경유착이다
  • 윤경용 기자
  • 승인 2016.12.05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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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수년, 수십 년 동안의 투쟁 끝에 독재자를 끌어내리고 경제 발전에 걸맞은 정치적인 자유를 얻어냈는데, 지금 한국인들은 그 성취를 정치지도자들에게 공유시키기 위해서 거리로 나온 거다" "이번 싸움의 승자가 누가 될지에 따라서 한국의 미래가 달려있다"(미국 블룸버그 통신 칼럼리스트 마이클 휴먼)

매주 주말마다 이어지는 광화문 '촛불바다'가 대한민국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습니다. 100만이 넘게 모여서 평화롭게 진행되는 촛불집회는 외신에서도 "경이롭다"는 반응입니다. 연인원 650만여명이 참여한 6차례에 걸친 촛불집회의 현장은 흔적조차 깔끔하게 치워지는 대신 자부심이 채워집니다. 뭉클합니다. 이러다 광화문 촛불이 또다른 한류(?)로 자리 잡을 것 같습니다.

2016년 세밑을 달구는 광화문 촛불을 보면서 87년 6월 민주화운동을 연상합니다.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민주화의 큰 족적을 그려낸 30년 전의 함성은 이미 아련한 추억이자 역사가 됐습니다. 그런데 추억이자 역사가 아닌 현실이 되고 말았습니다. 30년 전 그들은 아이들 손 잡고 다시 광화문에 섰습니다. 마치 동네 마실 나가듯.

"이번 싸움의 승자가 누가 될지에 따라서 한국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일갈한 마이클 휴먼 블룸버그 칼럼리스트 말처럼 운명적 한 주를 맞았습니다.

30여년 전 5공화국 비리 청문회에 대기업 총수들이 줄줄이 불려 나왔던 것처럼 6일 9명의 대기업 총수들이 '최순실 게이트' 청문회 증언대에 섭니다.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대기업 총수들이 청문회 증언대에 서는 이유는 본질적으로 같습니다. 그때도 지금도 결국 '정경유착' 때문입니다. 아버지에서 아들로 인물이 바뀌었을 뿐입니다.

국정농단의 주범인 최순실씨의 제3자뇌물죄를 밝혀내는데 대기업 총수들의 증언이 온 국민의 관심사로 떠올랐기 때문에 '총수의 입'에 시선이 쏠려있습니다. 이 때문에 재계는 주말 모의 청문회까지 했답니다. 재계 관계자들은 가급적 노출이 적은 청문회장의 자리 배치에도 신경 쓴답니다. 심지어 지하철 및 버스요금까지도 외운다고 하네요. 지하철이나 버스요금은 필자도 헷갈립니다.

대기업 총수들을 국회 청문회에 불러서 확인해야 할 것은 '왜 줬냐?'입니다. 그 외에는 쓸데없는 사족일 뿐입니다. 국민이 알고 싶은 것 또한 이겁니다. 버스요금 택시요금 등 지엽말단적 질문으로 아까운 시간을 허비해선 안 됩니다.

최순실 게이트를 딛고 다시 그림 그려야 할 대한민국의 미래가 중요합니다. 2016년 세밑을 달구는 광화문 촛불바다에 세계가 놀라는 건 성숙한 시민들이 보여준 '성장 잠재력'입니다. 국정공백이 두 달여 이어지고 있는데도 주가나 환율은 미동도 안 합니다. 세계경제의 변화기에도 글로벌자본의 신뢰가 뒷받침하기 때문이겠죠.

결국엔 정경유착이란 질긴 고리를 정리하지 못한 대가로 30년이 지난 지금도 대기업 총수가 줄줄이 청문회에 불려 나가는 겁니다. 내일 청문회장에 서는 총수들은 내로라하는 글로벌 브랜드 기업입니다.

'잠자는 하늘님이여 이제 그만 일어나요. 그 옛날 하늘빛처럼 조율 한 번 해주세요' 지난 주말 광화문 촛불집회에서 가수 한영애는 '조율 한 번 해주세요'를 '조율 한 번 해냅시다'로 바꿔 불렀습니다.

<편집국장.

(詐不作은 거짓으로는 얻지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한글 사부작을 한자로 작문해본 겁니다. 우리 경제 주체 모두가 힘빼고 사부작사부작 내실있는 성장판을 만들어 갔으면 하는 바람도 담았습니다.)

윤경용 기자  consrab@businesspl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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