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목표가 상향 조정
2030년 1만弗 현실화 가능성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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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투자은행(IB)과 시장 전문가들이 잇따라 금 가격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지정학 리스크와 각국 중앙은행의 공격적 매수,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완화적 통화정책 등 구조적 수요가 맞물리며 금값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 중이다. 

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1.7%(66.10달러) 오른 트로이온스당 4070.5달러로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 기록을 다시 썼다. 금 선물 가격은 전날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40000 달러를 돌파한 뒤 안착하는 흐름을 나타냈다. 

금 가격은 이달 총 6거래일 중 하루를 제외하고 상승세를 보였다. 작년말(2641.00달러) 대비로는 54.12%(1429.5달러)가 급등한 수치다. 

미국 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데다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 등으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금으로 이동중이기 때문이다. 

국내 금 관련 ETF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나타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의 3개월 누적 수익률은 31.20%로 나타났다. 이어 'TIGER 골드선물(H)' 14.93%, 'KODEX 골드선물(H)' 14.90%, 'KODEX 금액티브' 19.65%, 'SOL 국제금' 19.78%, 'SOL 국제금커버드콜액티브' 17.37% 순이다. 상장지수채권(ETN)도 강세다. '미래에셋 레버리지 KRX 금현물 ETN'은 3개월 누적 수익률이 60.51%에 달한다. 이어 '신한 레버리지 금 선물 ETN'은 35.86%로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흐름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금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세를 점치고 있다. 

여러 지표가 시장의 과열을 시사하지만 온스당 4000달러를 돌파하면 금의 강세장이 2026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데이비드 윌슨 BNP파리바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보통 한 해 동안 금값은 한두 가지 위험 요인에 의해 움직이지만 지금은 전통적인 금 상승 요인들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다"며 "현재 시장 분위기는 이번에도 계속 오를 것이다, 지금은 조정이 없을 수도 있다는 식"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2026년 말 금값 전망치를 기존 4300달러에서 49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해외 상징지수펀드(ETF)의 자금유입과  각국 중앙은행의 매수세 지속, 달러 약세,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 등을 반영한 결정이다. 특히 중앙은행들이 2025년과 2026년에 각각 평균 80톤, 70톤의 금을 순매수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으며, “민간 자산도 금 ETF로 이동할 여지가 충분하다”며 추가 상향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중앙은행의 금 매수는 최근 3년간 큰 폭으로 늘었으며, 올해 평균 월간 매입량은 64톤 수준이다. 골드만삭스는 연말까지 이 수치가 80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리나 토마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계절적으로 여름엔 매입이 둔화됐다가 9월부터 다시 속도를 낸다"고 설명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신흥국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은 약 5배 이상 폭증했으며, 주요 통화 대신 금 비중을 확대하는 장기 전략이 확산되고 있다.

골드만삭스 리서치는 금 매수층을 ‘확신 매수자’(중앙은행, ETF, 투기자)와 ‘기회주의 매수자’(신흥시장 가계 등)로 구분했다. 확신 매수자가 시장 방향성을 좌우하며, 순매수가 100톤씩 추가될 때마다 금값은 평균 1.7%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투기 자금 유입도 금값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헤지펀드 등 기관투자가들의 파생상품 순매수 포지션은 2014년 이후 최고치인 73%에 달하며, 이러한 움직임이 구조적 강세장을 부추기고 있다.

시장 전문가인 에드 야데니 야데니 리서치 대표는 금값의 중장기 전망에 대해 "2030년까지 온스당 1만달러를 넘어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향후 5년간 약 150%가 넘는 이 이어질 것으로 본 것이다. 그는 "중앙은행의 지속적인 금 매입, 경제 불확실성, 지정학 위험이 강세장을 뒷받침한다"며 "현 추세가 이어질 경우 금이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1만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양성모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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