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지분 70.6% 대상…매각가 조단위
사모펀드 이어 두산 가세…가격 협상 변수
두산이 세계 3위 반도체 웨이퍼 제조사인 SK실트론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은 최근 SK그룹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매수 대상은 SK㈜가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70.6%다. SK실트론의 나머지 지분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9.4%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선 매각가가 1조원대 후반에서 2조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기존에 SK그룹과 협상을 이어가던 한앤컴퍼니에 이어 두산까지 협상전에 뛰어들면서 원매자 간 가격 경쟁에 불이 붙는 모양새다. 한앤컴퍼니 역시 아직 SK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반도체 웨이퍼 전문 제조기업인 SK실트론은 12인치 웨이퍼 기준 세계 시장점유율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올해 초 SK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리밸런싱) 과정에서 매물로 나왔다.
매물로 나올 당시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등 사모펀드(PE) 운용사가 인수 경쟁을 벌였지만 몸값 때문에 협상이 진전되지 않았다. SK그룹은 SK실트론 매각가격으로 3조원 이상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의 가세는 그룹의 신성장 전략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산은 소형모듈원전(SMR), 로봇·AI와 함께 반도체를 미래 성장축으로 점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2년에는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기업 테스나를 4600억원에 인수하며 반도체 사업 보폭을 넓힌 바 있다.
두산은 앞서 지난 4월에도 SK실트론 인수 후보로 거론됐으나, 당시에는 해명공시를 통해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현재는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이전과는 달라진 분위기를 내비쳤다.
아울러 ㈜두산은 최근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규제를 벗어나면서 연결기준 부채비율 200% 이내 유지 규정과 자·손자회사 지분보유 제한에서 해방됐다.
만약 두산이 SK실트론 인수에 성공할 경우 2007년 두산밥캣 인수로 유통업에서 중공업으로 그룹 체질을 바꾸는 데 성공한 두산이 또 한번 인수합병(M&A)을 통한 도약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SK실트론은 2017년 SK그룹에 편입된 이후 한 번도 적자를 내지 않았다. 매출은 2017년 9331억원에서 지난해 2조1268억원으로 성장했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