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57의 기록을 갈아치운 432파크 빌딩 입주 시작

'원57(One57)'이 서반구 최대 높이, 최고 가격으로 천장을 뚫었다. 평당 가격이 3억원을 돌파했다.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1년 전쯤의 일이었다. 그러나 이어서 다른 또 하나의 건물이 이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바로 같은 57번가에 있는 '432파크(432Park)빌딩'이다. 입주를 막 시작한 높이 426m의 432파크는 주거 공간으로 서반구 최고 높이다. 로어 맨해튼(Lower Manhattan)의 'One 월드 트레이드 센터(541m)'와 시카고의 '윌리스타워'(옛 시어스타워, 442m)에 이어 미국에서 세 번째로 높다.

이 빌딩은 최근 완공, 입주를 시작했다. 분양은 이미 2~3년 전부터 시작, 지금은 거의 끝났다. 당시 분양가는 평당 평균 3억~3억5000만원 선이었다. 최고층은 4억원 수준이다. 한 평에 4억원이면 서울, 수도권 웬만큼 좋은 역세권에 위치한 번듯한 단지의 20평형 규모 아파트 한 채 가격이다. 비교의 의미가 대단하지는 않지만 우리네 아파트와 얼마나 차이가 나기에 그렇게 가격이 높을까.

입지, 전망, 시설 모든 면에서 최고 수준인 432파크

432파크 아파트는 내로라하는 57번가에 걸쳐 있다. 백만장자의 거리를 넘어 '억만장자(빌리어네어)의 거리'라고 통칭하는 그곳에 있다. 그 곳에는 상가 매장 한 평 임대료만 해도 1000만원이니 놀라울 일도 아니다. 그런데도 비어있는 매장이 없고, 분양하면 아파트도 곧잘 팔려 나간다.

지금 이 아파트엔 전체 120가구 중 리세일물량(일반 매매)이 10가구나 시장에 나와있다. 초기 분양당시 대부분 중동의 석유 재벌, 러시아의 신흥 재벌, 중남미 귀족 가문 등이 매입했다. 분양자 대부분은 거주보다는 투자 목적으로 매입한다.

이 아파트는 원57보다 바닥 면적이 좁다. 한 층에 한두 가구 정도로 구성되어 있다. 전체 가격은 원57보다 높지 않지만 평당 분양가는 상당히 올랐다. 원57의 경우 당초 분양 시 평당 가격은 대략 2억5000만~3억원 선이었다. 432파크의 평당 분양가는 대략 3억~4억원. 이미 원57 당시 분양가보다 30%나 비싸게 나온 가격이다. 88층에 있는 펜트하우스 분양가는 7650만 달러다. 한화로 약 880억원이다. 면적은 220평 정도 한다. 평당으로 치면 정확히 4억원이다.

432파크 아파트에는 개별 엘리베이터가 있고, 사방이 모두 통창문으로 되어 있어 맨해튼 시내 전망이 환상적이다. 천장도 높다. 3.8m다. 우리의 경우 아파트들이 보통 2.3m 안팎 하는 것과 비교하면 1.5배나 높다. 참고로 미국의 아파트들은 천장고가 낮은 곳의 경우 대개 2.5~3m 정도 한다.

냉장고는 밀레 브랜드인데 가격이 3000만원을 넘는다. 보통 미국은 아파트 분양 시에 생활 가전제품을 모두 빌트인으로 한다. 분양가 수십억원짜리 아파트의 경우 수천만원짜리 냉장고는 기본으로 들어간다. 웬만한 자동차 한 대 가격이다.

하나 더 보자. 이 빌딩 중간층에 있는 아파트 가격을 보면, 66층에 있는 110평짜리 3베드룸 아파트가 3225만 달러, 한화로 약 370억원이다. 평당 가격이 3억4000만원 정도 한다. 천장고는 3.8m로 동일하다. 

미드타운 중심가에 우뚝 솟은 432파크빌딩. 센트럴파크와 5번가 거리 풍경 그리고 광활하고도 장대한 맨해튼 전망이 한눈에 들어온다. ⓒbroker.olr.com

연이어 등장하는 아파트 마천루들, 그 다음은?

다음으로 같은 스트리트에 짓고 있는 '111웨스트(111West)'빌딩을 살펴보자. 2017년 완공 예정인 111웨스트는 높이 438m로, 주거 공간 중 서반구 최고 높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원57 바로 옆이다. 같은 블록에 150m 남짓 떨어져 있다.

이 아파트는 아직 분양을 시작하지 않고 있다. 가격은 일반층이 평당 4억원, 최고층이 대략 4억5000만원 이상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이러한 젓가락 빌딩들이 우후죽순 들어서는 이유는 오로지 하나다. 땅이 부족해서 그렇다. 핵심지역의 땅이 매물로 나오지 않는다. 100년이 넘는 건물들이 수두룩하지만 기업체들이 보유한 물량인 데다가 회사들이 탄탄하기에 시장에 매물로 나오지 않는다. 더러 개인들이 소유한 물건도 있지만, 여유있는 사람들이라서 더더욱 시장에 매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시장에 간혹 나온다면 그간 대기자들이 워낙 많다 보니 가격이 폭등하여 매매가 된다. 얼마 전 중심가에 위치한 20층 규모의 빌딩이 매물로 나왔는데, 10년 만에 가격이 4배로 오른 채 나왔지만 바로 계약이 되었다. 특히 5번가 핵심지역인 57번가는 말할 나위가 없다. 수십 년만에 한 번 나올까 싶을 정도로 매물 부족이다.

이에 질세라 또 다른 아파트가 하늘을 찌를 준비를 하고 있다. 2019년 입주 예정인 높이 460m의 '센트럴 파크 타워(Centeral Park Tower)'가 이 빌딩들과 한 블록 사이에 준비 중이다. 가격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오르고 있지만 밑바닥에 흐르고 있는 거래들은 지극히 시장 지향적이다. 

이 빌딩 얼마로 분양가가 나올지 자못 궁금해진다. 또 한 번 전 세계를 놀라게 하면서 최고 기록들을 계속 갈아치울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57번가를 나란히 두고서 치솟고 있는 아파트 마천루 예상 조감도. 오른쪽 노란색으로 높이 솟은 빌딩이 432파크, 가운데가 111웨스트, 왼쪽 하얀색 빌딩이 센트럴파크타워. 2020년 경이면 모두 완공된다. ⓒbroker.ol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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