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컨설팅·대형 로펌 자문단 꾸려 사업성 검토 중

5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최근 삼일PwC, 보스턴컨설팅그룹 등과 계약을 맺고 자문단을 꾸리고 HMM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HMM의 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호. /사진=HMM
5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최근 삼일PwC, 보스턴컨설팅그룹 등과 계약을 맺고 자문단을 꾸리고 HMM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HMM의 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호. /사진=HMM

포스코그룹이 국내 최대 해운 선사 HMM 인수를 추진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삼일PwC, 보스턴컨설팅그룹, 대형 로펌 등과 계약을 맺고 자문단을 꾸려 HMM의 사업성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포스코그룹 측은 "향후 성장성이 유망하고 그룹 사업과 전략적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지 여부를 검토하는 수준"이라며 "향후 인수 참여 여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다만 재계에선 주력 사업인 철강 및 이차전지 업황 부진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포스코그룹이 HMM 사업성을 자세히 검토하는 것을 두고 인수 추진 의지가 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HMM 대주주는 산업은행(36.0%)과 한국해양진흥공사(35.7%)다. 현재 HMM이 진행하는 자사주 공개매수가 오는 12일 마무리되면 산은과 해진공 보유 지분은 각각 30%대 초반으로 떨어진다.

포스코그룹은 산은 보유 지분을 인수해 최대 주주에 오르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비용 등 부담이 있는 만큼 단독 경영이 아닌 해진공과 공동 경영하는 방안도 함께 업계에선 거론되고 있다.

HMM의 시가총액은 23조원 수준이다. 산은 보유 지분 가치는 약 7조원으로 포스코홀딩스의 상반기 말 현금성 자산이 7조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인수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산은과 해진공은 지난해 2월 하림그룹과 진행하던 HMM 매각 협상이 결렬된 뒤 매각 작업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산은은 이르면 연내 HMM 매각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공석인 산은 회장이 임명되면 HMM 매각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산은 관리에 있는 HMM이 민영화 추진 계획이 나올 때마다 포스코그룹은 인수 후보군에 거론돼 왔다. 하지만 포스코그룹은 매번 인수 의향이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도 "중장기 사업 방향과 맞지 않아 HMM 인수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포스코그룹이 HMM 인수를 검토하는 것은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포스코그룹은 포항제철 시절 해운사인 거양해운을 경영한 경험이 있다. 지난 1995년 거양해운을 한진해운에 매각하면서 해운업에서 손을 뗐다.

다만 포스코그룹이 본업인 철강 분야에서 중국발 공급 과잉, 내수 부진, 미국발 관세 등 삼중고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미래 사업인 이차전지 소재 분야에서도 주력 시장인 미국·한국에서 사업 정체로 고전 중인 가운데 해운업 진출이 그룹 차원의 사업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신중히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현재 HMM에 대한 사업성 검토는 인수를 전제로 한 것은 아니고 포스코그룹과 시너지를 낼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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