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장, 97인치 이상 판매…지난해 3분기내 전년比 877% 성장
中 저가 공세, 삼성·LG '초대형·고화질' 프리미엄 전략으로 '맞불'

'마이크로 RGB TV' /사진=삼성전자
'마이크로 RGB TV' /사진=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에 사는 직장인 A씨(45)는 휴일에 100인치 TV로 게임을 하고 고전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것이 취미다. A씨는 "틈틈이 게임을 하고 좋아하는 그림을 감상하면서 바쁜 업무에 치인 뇌에 휴식을 주려 한다"며 "특히 생생한 고화질로 게임의 그래픽을 체험할 수 있어서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A씨와 같은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고화질 초대형 TV 시장이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

중국의 초대형 저가 TV들의 공세에 국내 대표 가전업체들은 독보적인 기술력과 예술적 감성을 더한 프리미엄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TV 신제품을 통해 중국 TV보다 스크린 크기는 더 키우고 색감은 더 정교하게 만든 세계 최초 '마이크로 RGB' 기술을 선보였고, LG전자는 지난해 말 선보인 세계 최초 무선·투명 OLED TV를 독일에 정식 출시하면서 유럽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13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신제품인 '마이크로 RGB TV'는 115인치 대형 스크린에 TV의 백라이트 기술을 획기적으로 바꿔 색재현력과 명암 표현력을 대폭 향상했다.

구체적으로 마이크로 RGB(빨강, 초록, 파랑) LED를 초미세 단위로 배열한 RGB 컬러 백라이트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빨강, 초록, 파랑 색상을 각각 독립적으로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으며, 마이크로 RGB 기술로 보다 촘촘하고 정교한 색상과 밝기 제어가 가능해졌다.

명암 표현에서 강점을 보인다. 어두운 부분과 밝은 부분을 미세하게 조정해 로컬 디밍(Dimming) 효과를 통한 명암 표현을 높인다. 소자가 미세해진 만큼 깊은 검은색과 밝은 이미지를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100인치 이상의 초대형 TV 시장이 형성되면서 사실상 중국 기업들이 선두주자로 나섰다.

과거 55~65인치대가 주력이던 TV 시장은 75~83인치대가 주도하는 시대를 넘어 85. 98, 100, 115인치급 초대형 시장으로 접어들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써카나 자료를 보면 지난해 1~9월 기간 미국에서 판매된 97인치 이상 TV는 총 3만8100대로 전년동기 대비 무려 877%나 증가했다.

중국 업체들은 100인치 이상 초대형 TV를 저가로 내놓아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초대형 TV 시장에서 프리미엄 전략으로 대응에 나섰다.

화질 경쟁으로 중국 업체들을 따돌리고 글로벌 시장에서 승부를 보려는 전략이다. 4K 화질을 넘어 8K 화질을 갖춘 제품이 새로운 시장을 열고 있고, AI 기술을 통해 HD‧FHD급 기존 화질을 고화질로 자동 업스케일하는 기술도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올해 1월 미국에서 열린 'CES 2025'에서 차세대 AI기술이 탑재된 제품들과 프리미엄 TV 라인업을 선보였고, LG그룹 광고계열사인 HSAD는 'LG 시그니처 올레드 T' 28대를 연결한 샹들리에 형태의 초대형 미디어 아트 조형물에 AI로 스테인드글라스 영상을 연출해 관람객의 호평을 받았다. 'LG 시그니처 올레드 T'(77인치)는 이달 초 독일 최고급 가전매장에 선보이며 유럽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타진한다.

'마이크로 RGB TV' 115인치 출고가는 4490만원이며 'LG 시그니처 올레드 T'의 출시가는 5만9999달러(8700만원)다.

'LG 시그니처 올레드 T' /사진=LG전자
'LG 시그니처 올레드 T' /사진=LG전자

TV는 점차 아트 갤러리와 게임·건강·업무·교육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라이프스타일 제품으로 진화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TV를 통해 영화를 보고 뉴스를 시청하던 과거의 시청 패턴에서 나아가, 전세계 미술관의 예술 작품들을 다운로드 받아 갤러리처럼 감상한다거나, 게임을 하고 헬스케어, 화상회의, 온라인 교육 등으로도 활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TV 시장이 날로 확대되고 있다"며 "라이프스타일 제품으로서 TV의 쓰임새가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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