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스리포트리서치의 톰 에세이 창업자 "이번 강세장에 심각한 문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거품 신호"…"반도체 주식 성과 뒤지면서 우려 커"
"거품은 주로 경기 사이클 말기에 형성"…"현재 美경제 전망 약화"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이 주식시장에 거품을 만들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투자자문사 세븐스리포트리서치의 톰 에세이 창업자는 지난 1일(현지시간) 공개한 노트에서 기업 실적 강세가 여전히 인상적이지만 거품 가능성을 암시하는 경고 신호들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뉴욕 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지난해 4월 초 이래 28% 상승했다. 2022년 11월 챗GPT 발표 이후로는 무려 57%나 상승해 사상 최고치 인근에 있다.

밈주식(meme stock·온라인상에서 입소문으로 개인투자자의 눈길을 끄는 주식)의 급등은 투자자 심리가 비정상적으로 고조돼 있음을 의미한다는 게 에세이 창업자의 생각이다.

AI 열기는 시장 밸류에이션을 1929년, 2000년 등 과거 주요 거품 시기와 유사한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S&P500지수 추이 / 자료: 야후파이낸스
S&P500지수 추이 / 자료: 야후파이낸스

에세이 창업자는 "현대 시장의 역사에서 거품 모두 특정 서사에 기반해왔다"며 "인터넷이든 부동산이든 투자 세계가 그 서사를 통해 대다수 시장 부문에서 무제한적인 수익성장의 원천으로 인식하는 게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노트에서 "오늘날 잠재적으로 거품을 키우는 서사가 단연 AI 기술"이라고 지목했다.
에세이 창업자에 따르면 AI 투자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반도체 주식의 전반적인 움직임을 살펴보는 것이다. AI 기술의 핵심은 반도체이기 때문이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추이 / 자료: 야후파이낸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추이 / 자료: 야후파이낸스

여기서 30개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를 활용할 수 있다.

그는 최근 몇 년간 SOX와 S&P500지수의 성과를 비교하면서 "이번 강세장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SOX는 지난해 7월 고점에 여전히 못 미치고 있는 반면 S&P500지수는 같은 기간 거의 14% 상승했다.

AI 관련주들조차 모멘텀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면 이는 AI에 기반한 시장 랠리가 건전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사진=AP연합뉴스
사진=AP연합뉴스

에세이 창업자는 "앞으로 몇 달, 몇 분기 동안 시장 랠리를 지속시키는 낙관론의 주요 원천이 AI라면 이 시장은 곧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SOX는 지난 12개월 동안 크게 뒤처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수 사이의 이런 성과 차이가 중요하다"며 "향후 몇 주 또는 몇 달 안에 SOX가 하락 전환하고 본격적으로 매도될 경우 S&P500지수도 거의 틀림없이 뒤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세이 창업자는 또 다른 잠재적 거품 신호이자 향후 증시에 문제가 될 수 있는 징후로 미 경제 전망이 약화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거품이 경기 사이클 말기에 형성되곤 한다며 그것을 터뜨리는 것은 경기침체라고 지적했다.

지난 1일 발표된 7월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에 따르면 최근 몇 달간 일자리 증가가 부진했다.

게다가 실업수당 계속 청구 건수도 서서히 증가하고 있다.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에세이 창업자는 8일 공개한 노트에서 "현재 경제지표를 면밀히 주시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S&P500지수가 2022년 10월 저점 이래 약 85% 급등한 이후의 고평가 상태는 경제가 회복 탄력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향후 수개월 안에 증시는 상당한 하락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뜻"이라고 경고했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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