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기술 분야서 20~30대 실업률 지난해 초반 이후 3%p ↑"
"AI가 결국 전체 美노동자의 6~7% 대체할 것"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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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미국의 노동시장을 재편하고 있으며 그 여파는 특히 젊은 기술 인력들에게 집중되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4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서 "AI의 영향이 데이터상 점점 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기술 부문의 미 고용시장 점유율은 챗GPT가 출시된 2022년 11월 정점을 찍고 이후 장기 추세선보다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런 영향은 특히 20~30대 젊은 기술 인력들 사이에서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기술 분야에서 20~30대의 실업률은 지난해 초반 이후 약 3%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전체 실업률 상승폭의 4배가 넘는다.

이런 급증은 생성형 AI가 화이트칼라의 일자리를 대체하기 시작했다는 또 다른 신호로 특히 경력 초반 노동자들 사이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하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AI로부터 영향받는 노동자의 비중이 전체 노동시장으로 보면 아직 적지만 장기적으로 전체 미 노동자의 6~7%가 AI에 의해 대체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사진=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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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는 이런 변화가 향후 10년 안에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최대 실업률 증가는 0.5%포인트 안으로 관리가능한 수준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른 산업들이 대체 인력을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 리서치 부문의 조셉 브릭스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도 5일 자사 팟캐스트 ‘익스체인지스’에 출연해 "대다수 기업이 아직 AI를 실제 생산 환경에 완전히 도입하지 않아 지금까지 AI가 전체 노동시장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기업들의 AI 도입 속도가 더 빨라질 경우 노동자와 미 경제 모두에 더 고통스러울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생성형 AI 모델은 점점 더 많은 일상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일부 전문가는 AI가 이미 인간 수준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능력에 도달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이로써 기업의 생산성과 주주들의 이익이 증가할 수 있지만 앞으로 몇 년 동안 노동시장의 상당 부분은 타격받을 수 있다.

골드만삭스글로벌연구소의 조지 리 공동 소장은 ‘익스체인지스’에 출연해 "많은 기술 CEO들이 AI 도입 초기 단계에서 젊은 인력 채용을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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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보고서는 미 노동시장의 약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지난 1일 미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비농업 부문 일자리는 전월 대비 7만3000개 증가해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10만개를 밑돌았다.

지난 5∼6월 일자리 증가폭은 종전 발표 대비 총 25만8000개 하향 조정됐다. 실업률은 4.1%에서 4.2%로 상승했다.

미 고용시장이 양호한 상황을 지속하고 있었다는 종전 고용보고서 발표와 달리 최근 몇 달 사이 미국의 고용 증가세가 눈에 띄게 약해진 것으로 확인되면서 관세 충격에 따른 경기둔화가 이미 나타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하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1일 발표된 고용지표가 미 경제성장이 거의 정체 상태라는 견해를 강화했다"며 "이는 노동시장이 자생적으로 약화하는 속도"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의 생산둔화가 단기적으로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원인 가운데 하나로 관세 인상을 꼽았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상반기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연율 기준 1.2% 성장했을 것으로 추산하고 하반기에도 비슷한 성장세 둔화를 예상하고 있다.

하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금융 여건 완화와 기업 신뢰 회복이 성장을 지원하겠지만 실질 가처분 소득과 소비지출은 매우 느리게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고용증가의 약세뿐 아니라 관세가 소비자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아직 본격적으로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기술 업계 CEO들은 AI가 직원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더 솔직해지고 있다. 기술 업계의 리더들은 AI로 인한 고용절벽을 경고해왔다.

지난 5월 챗GPT 개발사 오픈AI 경쟁사인 스타트업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5년 안에 AI가 경력 초급 사무직의 50%를 대체할 수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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