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은 '일시적' 전문가들 한목소리
실적개선·자사주 보유 종목에 주목

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26.03포인트(3.88%) 내린 3119.41에 장을 마쳤다. 사진=연합뉴스
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26.03포인트(3.88%) 내린 3119.41에 장을 마쳤다. 사진=연합뉴스

코스피 지수가 3% 이상 급락하며 3100선으로 밀렸다. 코스닥 지수도 800선이 무너지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정부가 내놓은 세제개편안이 국내 투자환경 개선에 역행하는 내용을 담으면서 실망 매물이 쏟아진 탓이다.

◇코스피 3.88% 급락…기관 1조 순매도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6.03포인트(-3.88%) 하락한 3119.41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100포인트 이상 하락한 건 미국의 상호관세 여파로 주가가 폭락했던 지난 4월 7일(-137.22포인트) 이후 4개월여 만이다.

세제 개편에 대한 실망감에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8521억원, 1조1673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이 1조원 이상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도에 나선 건 올해가 처음이며 작년 4월 이후 15개월 만이다. 반면 개인은 이날 1조9651억원을 순매수하며 하락폭을 제한했다.

코스닥 지수도 동반 하락하며 32.45포인트(-4.03%) 내린 772.79로 장을 마쳤다. 개인이 2693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174억원, 1410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들이 '팔자'에 나서면서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1400원을 돌파했다. 

◇역행하는 세제개편안…코스피 5000 간다더니 이게 맞나

전날 기획재정부는 세제개편안 발표에서 대주주 양도세 기준을 종목당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되돌렸다. 이는 연말 대규모 물량 출회로 이어질 수 있어 부정적이다.

또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을 기대치인 27.5%에서 35%로 상향 제시했다. 아울러 법인세율도 1% 인상해 최대 25%로 되돌렸다. 여기에 증권거래세도 현행 0.15%에서 0.20%로 0.05%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법 개정안 등 정책 동력은 7월 주식시장 상승 동력 중 한 축"이라며 "그 한 축이 실망감에 크게 무너지며 주가는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투자자들의 불만과 함께 '코스피 5000시대'를 슬로건으로 하던 정부의 증시부양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됐다"고 말했다.

◇반등은 가능할까?

전문가들은 이번 주가 하락이 기업의 펀더멘털(기초 체력) 문제가 아니라 투자심리 훼손에 따른 것이라며 회복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경민 연구원은 "하반기 펀더멘털에 근거한 상승 추세는 유효하다"며 "이날 발표된 7월 수출 실적은 견조했고, 코스피는 2분기 실적 시즌이 진행되며 과열 해소 및 매물 소화를 거친 뒤 상승추세가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도 "이재명 정부의 첫 세법 개정은 환원을 기조로 하지만,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인 조정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법인세율 인상과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 강화로 인해 8월에는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판단된다"며 "그러나 한국 주식시장은 경험적으로 국내 이슈에 대한 반응이 일시적이었고, 현재는 유동성이 풍부해 주식시장에 우호적인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조정을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3710포인트까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을 수정하지 않았다.

◇ 관심 가져야 할 업종과 종목은?

기업의 체력을 바탕으로 증시 회복이 예상되는 만큼, 실적 개선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 순이익 추정치는 205조원으로 직전 최고치인 2021년 190조원 대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며 "8월 주식시장 가격 조정 국면을 활용해 이익 추정치 상향이 기대되는 종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연구원이 분석한 이익 상향 종목으로는 방산, 조선, 증권, 유틸리티, IT 하드웨어 등이 있다.

김종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비율이 높은 종목을 매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9월에 있을 국회에서 상법 개정안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단기적으로 배당주, 가치주 가격 조정이 예상되지만, 주가 조정은 매수 기회"라면서 "8월 초, 9월 중 집중투표제,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및 자사주 소각 상법 개정 가능성이 높아 현 시점에서는 자사주 비율이 높은 종목 위주로 선별 접근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양성모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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