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펜하이머 "무역 불확실성 완화 덕"…"S&P500 연말 목표치 7100"
"美기업들, 강력한 실적 보여"…"IT, 산업재, 임의소비재 등에 계속 베팅해야"

사진=오펜하이머
사진=오펜하이머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뉴욕 주식시장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목표치가 최근 랠리와 함께 상향 조정되고 있다.

지난 4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해방의 날’(Liberation Day) 관세 부과로 시장은 혼란에 휩싸이고 말았다.

그러나 투자은행 오펜하이머의 존 스톨츠퍼스 수석 시장전략가(사진)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협정이 강세장을 구해냈을지도 모른다고 28일(현지시간) 공개한 노트에서 전했다.

트럼프 관세 발표 이후 스톨츠퍼스 전략가는 연말 S&P500지수 목표치를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이제 그가 목표치를 다시 7100으로 상향 복원하면서 증시에 3년 연속 20% 상승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스톨츠퍼스 전략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연합(EU) 및 일본과 무역협정을 체결한 뒤 S&P500지수가 사상 최고치 경신에 계속 나설 수 있게 됐다고 보는 것이다.

이번 상향 조정은 현재 월스트리트에서 가장 높은 S&P500지수 목표치이며 추가로 11% 상승할 여지가 있다는 의미다.

스톨츠퍼스 전략가는 노트에서 "현재 ‘관세장벽’이 충분히 제거됐다"며 "오는 연말까지 S&P500지수 목표치를 7100으로 다시 설정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 증시에서 ‘미국 예외주의’가 여전히 건재하다고 썼다.

미국 예외주의(American exceptionalism)란 독특한 기원과 역사 발전 과정, 정치 제도 등을 가진 미국은 다른 나라들과 다른 ‘특별한’ 국가라는 생각이다.

1830년대 미국을 면밀히 관찰한 프랑스의 사회학자 알렉시 드 토크빌이 이 말을 처음 만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27일 발표한 EU 무역협정은 유럽산 수입품에 대해 대부분 15% 관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당초 그가 위협했던 30%의 절반 수준이다.

EU는 또 미국산 군수장비를 막대한 규모로 구매하고 미국 내에 6000억달러(약 835조8000억원)의 추가 투자도 약속했다.

이 모든 것이 무역협정 때문만은 아니다. 스톨츠퍼스 전력가는 미 기업들이 변동성 속에서도 재무적으로 잘 버틴데다 2분기 실적 또한 시장 예상치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고 적었다.

이미 실적을 발표한 기업 가운데 84%가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를 상회했다.

이번주에는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S&P500지수 주요 종목 등 164개 기업이 실적을 발표했거나 발표할 예정이다.

S&P500지수 상승세에 도움이 되는 또 다른 요인은 느려진 인플레이션 속도다.

가격 상승률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관세 변동성에도 인플레이션이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2% 목표치와 가까워지고 있다.

S&P500지수 추이 / 자료: 트레이딩이코노믹스
S&P500지수 추이 / 자료: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스톨츠퍼스 전략가는 "연준의 통화정책이 인플레이션 속도를 낮췄으며 아직 2% 목표치에 도달하지 않았지만 그 과정에서 경기침체도 유발하지 않았다"면서 "인플레이션이 2022년 6월 9% 수준에서 올해 6월 약 2.7%까지 하락한 것을 고려하면 이는 상당한 성과"라고 설명했다.

그의 연말 S&P500지수 목표치인 7100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25.8배와 주당순이익(EPS) 275달러를 전제한다.

현재 S&P500지수는 내년 예상 이익 대비 22.4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과거 5년(19.9배) 및 10년(18.4배) 평균을 모두 웃도는 수준이다.

스톨츠퍼스 같은 전략가들은 4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 이후 기업 이익이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견조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금융정보 제공 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S&P500지수 기업의 2분기 이익이 6.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달 27일 예상치 5%에서 상향 조정된 수치다.

올해 하반기와 2026년 전체에 대한 연간 이익 성장률 추정치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지난 25일 팩트셋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S&P500지수 기업의 내년 이익이 올해 대비 13.9%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한 달 전 예상치 13.8%에서 소폭 상향된 수치다.

스톨츠퍼스 전략가는 끝으로 투자자들에게 정보기술(IT), 임의소비재,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산업재, 금융 부문에 계속 베팅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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