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일제히 '프리미엄 라면' 론칭
육수·면발·건더기 등 차별화 노력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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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의 "2000원 라면" 발언 이후 한 봉지에 2000 안팎인 프리미엄 라면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고가 라면에 대해 "이제 라면마저 마음놓고 먹을 수 없는 시대가 됐다"는 푸념과 "라면 하나를 먹어도 제대로 먹자"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그럼 프리미엄 라면은 일반 라면과 뭐가 다를까.

먼저 육수가 다르다. 인공감미료나 분말스프에 의존하는 일반 라면과 달리, 프리미엄 라면은 사골, 소고기, 닭고기 등 신선한 원재료를 20시간 이상 우려낸 진한 육수를 사용한다. 우골분말이나 재래된장 등 고급 재료를 첨가해 풍미를 살리는 경우도 있다. 

면도 남다르다. 일반 라면은 보통 기름에 튀긴 유탕면을 사용하는 반면에, 프리미엄 라면은 열풍 건조나 제트 노즐 건조 공법 등을 사용해 더 쫄깃하고 탄력이 있는 면발을 만들어낸다. 면을 육수로 반죽해 더 깊은 맛을 내는 제품도 있다.

건더기도 크고 많다. 일반 라면은 분말스프에 소량의 야채 건더기가 들어가는 정도지만, 프리미엄 라면은 건조 야채와 고기, 진짜 닭가슴살 등이 큼직하게 들어가고 액상스프가 들어가 풍부한 풍미를 내는 경우가 많다. 아예 레토르트 파우치가 들어가기도 한다.

프리미엄 라면의 맛은 식당 요리만큼 세심하게 설계된다. 국물의 농도나 맛의 깊이, 매운 맛의 강도가 잘 어우러지도록 레시피를 연구한다. 대중적이며 단순한 맛을 추구하는 일반 라면과 다른 점이다.

프리미엄 라면 중에는 건강을 고려해 MSG를 빼거나 나트륨 함량을 낮추고, 콜레스테롤·인공첨가물 사용을 줄이는 제품들도 있다.

◇국내 시장에 도전하는 프리미엄 라면 브랜드들  

국내 대표 식품업체들은 최근 수년 새 잇달아 프리미엄 라면을 선보였다.

농심이 2011년 4월 내놓은 신라면 블랙은 사골육수를 베이스로 하며, 기존 면과 스프의 품질을 개선한 깊고 진한 맛이 특징이다. 2012년 5월 여수엑스포를 계기로 컵라면으로 출시된 신라면 블랙은 국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농심은 2017년에는 전자레인지 조리가 가능한 '신라면블랙 사발'을 출시해 차세대 용기면을 선보였고, 2020년 하반기에는 '신라면블랙사발 두부김치'를 3달 간격으로 컵라면과 봉지 라면으로 순차 출시했다. 부드러운 식감의 두부 건더기로 주목받았다.  

오뚜기는 2021년 1월 고급라면 브랜드 '라면비책'을 출시하며 가정간편식 기술로 구현한 레토르트 파우치에 큼직한 닭가슴살과 대파, 토란 등 차별화된 건더기로 승부를 봤다. 칼국수 형태의 면발을 사용해 국물이 잘 배도록 한 점도 기존 면발과 다른 점이다.

하림도 2021년 10월 '더(The)미식 장인라면'을 출시했다. 장인라면은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5년여간의 연구개발 끝에 내놓았으며 사골과 소고기, 닭고기 등 신선한 재료를 20시간 동안 우려내 농축한 액상 스프를 담은 게 특징이다. 면발은 열풍으로 말리는 제트 노즐 건조 공법을 적용한 건면으로 열량까지 낮췄다.

삼양식품은 2021년 12월 프리미엄 건면 브랜드 '쿠티크'를 론칭하고 첫 제품으로 컵라면 '쿠티크 에센셜짜장'을 선보였다.

프리미엄 라면의 실적은 아직이다. 2023년 기준 편의점 판매 전체 라면에서 판매가 2000원 이상인 제품 비중은 9%에 불과하다는 집계 결과가 있다.

가격도 조금씩 오르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편의점 판매가 기준으로 농심의 '신라면 블랙'은 1900원, '신라면 레드'는 1500원, '신라면 대컵'은 1800원선이고, 오뚜기 '열치즈라면 대컵'은 2000원, '마술랭 마라샹궈'는 2300원, '빅컵누들'은 2500원이다. 팔도와 삼양식품의 주력 제품 가격도 1800원선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라면 가격은 한국 사람들이 가장 민감해하는 생활 물가 중 하나"라며 "50원, 100원만 올라도 소비자 부담이 가중된다는 반응이 나온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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