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매장 이점 살린 가격 경쟁력과 자율 쇼핑
상주하는 전문 약사 상담으로 신뢰도도 높여
창고형 약국인 '메가팩토리'가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에 지난달 문을 열었다.
일반 마트와 같은 형태의 대형 약국으로 국내 첫 사례인 만큼 메가팩토리는 한 달여간 운영되면서 소비자와 제약업계, 약사회 등의 논란의 대상으로 부상한 상태다. 대형 매장에서 판매되는 약품들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는 소비자들의 호응 이면에 기존 업권 침혜 등에 대한 제약업계와 약사회 등의 우려가 팽팽히 맞써고 있기 때문이다.
메가펙토리를 이용한 소비자 대부분은 선택과 편의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반응이다. 반면 '약품'이라는 특성상 공공성과 전문성이 훼손되고 약물 오남용의 가능성도 있다는 게 기존 제약업계와 약사회 일각의 목소리다.
실제 현장의 상황과 목소리를 듣기 위해 지난 2일 오전 9시 30분 경 찾아간 메가펙토리는 오픈 시간이 10시였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5층인 건물은 1층이 약국이며 2층부터 5층까지 주차장과 창고였다. 오픈 전 20여명의 직원들이 바쁘게 오가고 있었다.
직원들은 매장 외부에서 트럭을 통해 입고되는 약품 박스를 내부로 옮기며 재고 파악과 부족한 약품을 채워넣는데 분주해 보였다.
430㎡(약 130평) 규모의 매장에서 고객들은 쇼핑카트를 이용해 진열된 약품을 자유롭게 둘러보고 선택할 수 있었다.
특히 상주하고 있는 약사들이 매장 곳곳을 돌며 고객들에게 복용법을 알려주고 제품에 대해 상담하는 모습도 보였다. 기존 약사가 신입 약사에게 고객 응대와 제품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일반적인 형태의 약국에서 고객들은 원하는 약을 요청하면 약사가 알려주는 가격을 믿고 구매하지만 이곳은 달랐다. 감기약, 파스, 비타민 등 원하는 상품이 제약사별 다양해 실시간으로 스마트폰을 통해 약값을 비교하면서 구입할 수 있다는 점도 이곳 매장의 특징이었다.
이곳을 방문한 고객들은 창고형 매장에서 필요한 약품을 직접 비교에 구입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대체적으로 만족해하는 모습이었다.
성남 인근에 사는 50대의 부부는 "오늘 처음 이곳을 방문했는데 생각보다 매장이 커서 한 시간 동안 여기 저기를 돌아다니면서 물건을 구매하고 있다"며 "필요한 것보다 한두 개씩 더 사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40대 남성 고객은 짜먹는 감기약을 생각보다 많이 구매하고 있었다. 그는 "어린이 유아쪽 교육 사업을 중이며, 자주 사용하는 상비용 감기약을 싸고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 좋다"고 만족감을 표현했다.
구입한 약품들에 대한 결제는 일반 마트와 같이 카트에 담아 계산대로 향하면 흰 가운을 입은 약사들이 바코드를 통해 계산하는 시스템이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약사들은 약물 오남용, 사재기 문제 등은 우려할 일이 아니라는 입장이었다. 한 약사는 "일반 가정집에서 사용하는 양보다 많이 사셨는데 꼼꼼하게 확인하고 구매하시는 거죠"라며 본기자에게 묻기도 했다.
현장 취재를 마치고 12시경 약국을 나설때는 더욱 많은 소비자가 약국을 찾았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카트마다, 일반의약품이 쌓여 있었다. 또한 새롭게 들어오려고 하는 차량이 건물 외곽을 돌아보니 약 40대 넘는 차량이 기다리고 있었다.
메가팩토리는 창고형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약국으로 최근 관련 업계와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창고형 약국이 향후 얼마나 확산되고 기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며 "소비자들은 적극 환영하고 있고 약사회 단체들은 적극 반대하는 입장에서 양측이 상생할 수 있는 방향이 모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진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