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정은 건강한 조정

자료=금융투자협회, 단위:백만원
자료=금융투자협회, 단위:백만원

국내 증시가 3000포인트를 돌파한 이후 숨고르기 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의 투자자예탁금이 7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증시 대기자금이 빠르게 늘고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20조원을 넘어서면서 하반기 증시 활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투자자예탁금 잔액은 69조556억원으로, 전날 66조6769억원보다 2조3787억원(3.6%) 증가했다. 이는 2022년 1월 28일 기록한 70조3447억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투자자예탁금은 증권사 계좌에 예치된 현금성 자금으로 실제 투자에 바로 투입될 수 있는 대기성 자금이다. 활황기엔 증가하고 침체기엔 줄어드는 경향이 있어 투자심리를 반영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26일 기준 20조5351억원으로, 6월 23일 이후 20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7월 19일 20조983억원 이후 약 1년 만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다시 '빚투'에 나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외국인과 기관이 차익실현에 나선 가운데, 개인은 최근 3거래일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2조553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일자별로 보면 6월 25일 9881억원, 26일 1조489억원, 27일 4969억원을 사들였다. 반면 외국인은 같은 기간 동안 총 1조8442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차익을 실현했다. 개인이 외국인의 매물을 받아내며 증시를 떠받치고 있는 모습이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용융자잔고와 고객예탁금 모두 2023년 이후 최고 수준”이라며 “개인 투자자 수급 유입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코스피가 기술적 과매수 구간에 진입했으나, 정책 모멘텀과 실적 시즌에 따라 업종별 차별화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정책 기대감도 주식시장 상승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정부는 30조5000억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할 예정이며, 소비쿠폰 등 내수 진작책도 본격 추진한다. 상법 개정안과 AI 데이터센터 구축 등 신성장 산업 관련 법안들도 국회 처리를 앞두고 있어, 정책 모멘텀이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가 단기간에 3000포인트대로 진입하면서 일부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됐지만, 이는 건전한 조정"이라며 "정책 시행을 확인한 후에 유입되는 외국인 자금 유입 가능성과 한국 주식 시장 강세에 따라 유입되고 있는 개인 투자자 수급 등 대기 자금이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증시 주변자금이 풍부한 상황에서 주 가는 정책모멘텀이 있는업종 및 종목장세로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하반기에는 유통, AI(반도체·AI 소프트웨어), 화장품, 제약·바이오, 지주사, 증권업 등 정책 수혜와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양성모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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