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급등에 임원 5인 총 68억2900만원 달해

산일전기 전경. 사진=산일전기
산일전기 전경. 사진=산일전기

급등세를 이어오던 산일전기 주가가 급락세로 돌아섰다. 임직원들이 자사주를 매도하자 시장에서는 이를 고점으로 인식하고 매도 물량이 유입 중인 것으로 보인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산일전기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54%(4800원) 내린 8만18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최근 주가 급등이 이어지면서 임원들이 보유 주식 일부를 장내 매도하며 현금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작년 말 6만8600원이던 주가는 지난 25일 8만6100원을 기록하며 연초 대비 1만7500원(25.5%)이 뛰었다.

통상 회사 사정을 잘 아는 임원들이 자사주를 매각할 경우, 시장에서는 고점으로 인식하고 매도 물량이 유입되곤 한다. 이 외에도 회사 성장성에 대한 내부자의 불신으로 해석되기도 해 주가 하락을 유발하는 사례가 많다.

산일전기는 전날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오창희 상무이사가 보유 주식 3만6050주를 지난 23일 장내 매도했다고 밝혔다. 주식 매도로 현금화한 금액은 29억3900만원으로 가장 컸다. 이어 이종혁 상무는 1만7089주를 매도해 13억9700만원을 현금화했고, 김상준 상무(1만1000주, 9억5100만원), 박성일 상무보(1만952주, 8억9800만원), 윤열규 상무(8150주, 6억4400만원) 등도 주식을 매도해 '억'단위의 현금을 챙겼다. 이들 자금을 모두 합치면 68억2900만원에 달한다. 

임원들의 주식 매도로 인한 조정이 나타나면서 종목 게시판에서도 '임원놈들 사장놈 천한 것들', '얼굴 두꺼운 놈들', '임원 팔면 단기 조정 오던데'라는 등의 불만 섞인 글들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금융당국은 상장사 임원들의 보유 주식 매도에 따른 주가 하락으로 투자자들의 피해가 잦자, 상장회사 임원이나 주요 주주가 대규모로 주식을 거래할 경우 사전에 거래 계획을 공시해야 하는 상장회사 내부자거래 사전 공시 제도를 지난해 7월부터 시행해왔다.

개정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따르면, 임원 또는 주요 주주가 회사 발행주식총수의 1% 이상 또는 50억원 이상(6개월 합산 기준) 주식을 거래할 때, 거래 30일 전까지 거래 목적·가격·수량·기간 등을 미리 공시하도록 했다. 사전 공시 의무를 위반할 경우 최대 20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다만 50억원이라는 금액이 크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금융투자업계는 산일전기에 대해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지난 18일 산일전기에 대해 목표 주가를 기존 9만원에서 11만원으로 상향하고,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도 북미 송·배전 전력망용 변압기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가 이어질 것”이라며 “하반기부터는 증설 효과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성만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산일전기의 미국 시장 및 글로벌 시장에서의 확장 여력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특히 미국 시장에서 AI와 데이터 센터, 그리고 신재생 관련 전력 수요가 갈수록 증가해 변압기 관련 공급 부족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양성모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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