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소액 주문 건당 배달비 1500∼2000원 지원도 검토
쿠팡이츠, 부산서 소액 주문 중개수수로 면제 시범 도입
라이더-점주 소통 늘린다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 배달앱(배달의민족) 사회적 대화기구 중간합의문 발표 브리핑에서 민병덕 을지로위원장(왼쪽 세번째)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 두번째는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대표. /사진=연합뉴스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 배달앱(배달의민족) 사회적 대화기구 중간합의문 발표 브리핑에서 민병덕 을지로위원장(왼쪽 세번째)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 두번째는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대표. /사진=연합뉴스

1인 가구가 40%에 달하면서 배달 앱이 보편화되자, 소액 배달 주문에 대해서 플랫폼 중개수수료를 덜어주는 상생안 마련이 급물살을 탔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쿠팡이츠는 배달 앱 이용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이같은 안을 내놨다. 배민에 따르면, 1만5000원 이하 소액 주문 건수가 전체 주문의 30%에 이른다. 

게다가 배민은 1만원 안팎의 1인분 주문에 대해서도 최소주문금액이 없는 '한그릇' 카테고리를 지난달 말부터 본격 운영하고 있으므로, 이번 상생안 마련으로 소액 주문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다수를 차지하는 일반 결제에 대해서도 점주들의 부담을 덜어낼 묘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편 라이더와 점주 간 소통 채널을 늘리는 방안도 함께 추진된다.

우아한형제들은 19일 더불어민주당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 중재로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 등 입점 업주 단체와 진행한 사회적 대화 기구에서 마련된 상생 중간 합의안을 발표했다.

이는 후보 시절 배달앱 플랫폼 공정화 공약을 발표한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지 보름 만이자 을지로위원회가 우아한형제들과 논의를 시작한 지 약 3주 만이다.

우아한형제들의 중간 합의안에는 금액이 1만원 이하인 주문의 중개수수료를 전액 면제하고 배달비를 차등 지원하는 방안이 담겼다.

우아한형제들은 여러 상생안을 통해 3년간 최대 3000억원 규모를 업주들에게 지원할 예정이다.

중간 합의안에는 금액이 1만원 이하인 주문에 대해 중개이용료 전액 면제, 배달비 차등 지원을 시행하고 1만원 초과, 1만5000원 이하 주문에 대해서는 중개이용료 등을 차등 지원해 업주 부담을 낮추는 방안이 담겼다. 구체적인 지원 방식은 추후 정할 예정이다.

최근 1인 가구 증가 추세에 따라 배달 시장에서 주문 금액이 적을수록 금액 대비 업주 부담액 비율은 높아지는 문제가 있었다. 예를 들어 1만원짜리 주문 시 중개이용료와 배달비를 포함하면 업주 부담률은 40%가 넘는다.

우아한형제들은 주문 금액이 적을수록 업주 지원금을 높여줘 업주 부담을 낮추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발급한 할인 쿠폰 중 업주가 비용을 부담한 부분에 대해 중개이용료를 부과하지 않는 방안도 이번 상생 방안에 포함됐다.

배민은 기존에도 일반 외식업체나 프랜차이즈 가맹점주가 직접 발행하는 쿠폰의 할인액에 대해서는 중개수수료를 부과하지 않았는데 이번 합의에 따라 공제 범위가 확대되는 것이다.

이밖에 △입점업주 전담 상담센터 구축 △손실보상 접수 시스템 개선 △업주의 서면절차 양식 간소화 △입접업주와 라이더 간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 등 업주의 편의성을 개선하는 내용도 합의안에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3월 말부터 진행한 업주단체들과의 대화를 통해 이 같은 개선방안을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늦어도 다음달 말까지는 논의를 매듭지을 방침이다.

이번 중간 합의안을 시행할 경우 우아한형제들이 추가 상생을 위해 지원하는 규모는 연간 최대 1000억원, 3년간 최대 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배달비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사회적 대화 기구에 참여하는 관계자에 따르면 배달비 지원금은 주문 금액에 따라 1500∼2000원 수준이다.

배민과 쿠팡이츠는 지난해 배달플랫폼 상생협의체에서 타결한 상생안에 따라 매출 상위 35% 이내는 7.8%, 상위 35% 초과∼80%는 6.8%, 80% 초과∼100%는 2.0%의 중개수수료를 받고 있다. 배달비는 매출에 따라 1900∼3400원을 받는다.

이 요금제 체계에서 매출 상위 35%의 자영업자가 1만원짜리 배달 주문 건을 수행하면 중개수수료와 배달비로 4180원을 내지만, 이번 중간 합의문이 적용되면 부담금이 2000원 이하로 줄어든다.

다만 중간 합의안의 시행 시기와 구체적인 내용 등은 추후 을지로위원회 논의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쿠팡이츠도 1만5000원 이하 주문에 한해 중개 수수료를 면제하거나 감면해주는 정책을 지난 12일부터 부산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매출 상위 35% 이내는 3.9%, 상위 35% 초과∼80%는 2.9%를 적용하고 80% 초과∼100%는 수수료를 면제한다.

쿠팡이츠는 자영업자가 지속적으로 요구한 소액 주문 수수료 부담 완화 요구에 따라 자체 상생안을 마련하고 곧바로 시범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

쿠팡이츠는 배민에 앞서 을지로위원회 사회적 대화 기구와 논의한 뒤 지난 3월부터 모든 입점 업주를 대상으로 포장 주문의 중개 수수료를 무료화하는 상생안도 내놨다.

을지로위원회는 이런 배달앱 플랫폼의 상생안을 종합적으로 담은 새로운 요금제를 만들기 위해 오는 7월쯤부터 우아한형제들, 쿠팡이츠와 함께 논의할 계획이다.

다만 자영업자 측은 이날 우아한형제들의 중간 합의안이 발표된 자리에서 소액 주문에 혜택을 주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진우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의장은 "합의문 내용을 보면 매우 부족하다. 일부 소액 주문에 대해서만 혜택이 주어지는데, 보통 가맹점은 2만원 이상 주문이 많아 혜택 사항이 없다"며 "앞으로 배달앱 관련 30만 자영업자가 혜택을 볼 수 있는 합의를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일부 입점 업주들이 실질적인 대안으로 요구하고 있는 '무료배달 비용 부담 완화'에 대한 계획을 묻자 "사장님들과 함께 지속 가능한,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겠다"고 답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자영업자의 부담을 덜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을 계속 고민하겠다"며 "구체적인 지원 내용과 시행 시기 등은 을지로위원회를 통해 점주 측과 논의를 거쳐 조만간 안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쿠팡이츠 관계자는 "쿠팡이츠는 배달앱 사회적 대화기구에 가장 먼저 합류해 소통해 왔다"며 "쿠팡이츠는 영세 소상공인을 비롯한 입점 업주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일부 지역에서 소액 주문 중개수수료 지원 프로모션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입점 업주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라이더와 점주 간 소통 채널도 늘어난다.

배민 관계자는 "배달 오류 등 점주가 라이더와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소폭 늘릴 전망"이라며 "점주들의 요구를 일부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배달의민족
사진=배달의민족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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