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fA의 투자자 설문조사…펀드매니저 54% "글로벌 주식 향후 5년 최고"
"美증시의 초과 성과 종료"…"관세로 인한 세계 경기침체, 큰 '꼬리위험'"

사진=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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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주식의 장기적 우위가 끝나가고 있으며 대다수 응답자는 향후 몇 년간 글로벌 주식이 가장 뛰어난 성과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투자자들이 미 시장의 지배가 끝나가고 있다고 점차 더 크게 인식하고 있다는 추가 증거다.

BofA가 지난 6~12일(현지시간) 총 5230억달러(약 719조9000억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 중인 투자전문가190명에게 물어본 결과 글로벌 펀드매니저들은 미 주식보다 해외 주식에 대해 더 낙관적이었다.

BofA의 전략가들은 이번 설문조사에 참여한 투자자의 54%가 향후 5년간 글로벌 주식이 최고 수익을 낼 것으로 답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미 주식을 최고 성과 자산으로 꼽은 투자자가 23%에 그친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금과 국채 혹은 회사채가 최고 수익 자산이 될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18%에 불과했다.

미 시장에 드리운 이런 비관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과 관세가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을 둘러싼 우려에서 비롯된 듯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BofA가 투자자들에게 향후 5년 동안 어떤 자산군이 가장 우수한 성적을 낼지 질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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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전망이 맞다면 이는 수년간 가장 안정적인 수익을 안겨준 미 주식 중심의 전략이 뒤집히는 셈이다. 미 주식은 지난 15년 중 13년 동안 글로벌 주식보다 우수한 성과를 기록했다.

펀드매니저의 47%는 무역전쟁에 따른 세계 경기침체 초래가 시장의 가장 큰 ‘꼬리위험’(tail risk·발생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일단 발생하면 자산가치에 엄청난 영향을 줄 수 있는 위험)이라고 지목했다.

글로벌 경기침체는 3개월 연속 시장에 대한 가장 큰 위험 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그밖에 투자자들이 주시한 주요 꼬리위험으로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인플레이션 억제 차원에서 금리를 인상하는 것, ‘무질서한’ 채권 수익률 상승에 따른 신용 사건도 있다.

그럼에도 BofA의 6월 조사에서는 투자심리가 최근 몇 달보다 개선돼 트럼프 대통령의 ‘해방의 날’(Liberation Day) 관세 부과 이전 수준까지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의 성장 기대, 현금 보유 수준, 주식 배분 등을 종합해 측정하는 심리지표는 6월에 5.4로 상승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4월 2일 관세를 발표하기 전 수준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BofA의 전략가들은 "투자자 심리가 해방의 날 이전 ‘골디락스(물가 안정 속 성장이 지속되는 이상적인 경제 상황)형 강세장’ 수준으로 돌아왔지만 과도한 낙관론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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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이번 설문조사에 참여한 투자자의 66%는 앞으로 12개월 동안 글로벌 경제가 경기침체를 피하고 연착륙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4월 BofA의 설문조사에서 같은 답변을 내놓은 37%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출 법안이 미 경제에 미칠 영향을 묻는 항목에서는 59%의 투자자가 향후 6개월간 아무 긍정적 효과도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앞으로 1년간 채권 수익률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한 응답자는 21%다. 2022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투자자들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신흥시장, 은행 부문에 가장 큰 비중을 둔 반면 미 주식, 달러, 에너지는 외면하고 있었다.

미 달러에 대한 순비중이 낮다고 응답한 투자자는 31%다. 이는 지난 20년 사이 가장 부정적인 수치다. 미 주식에 대해서도 36%가 비중을 줄였다고 답했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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