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주식 손실로부터 투자자 보호 못해"…특히 금에 높은 비중의 투자 권고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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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과 채권에 60대 40 비율로 투자하라는 전통적 자산 배분 방식인 이른바 '60/40 포트폴리오'는 요즘 투자자에게 힘든 일이다.

한때 60/40 포트폴리오는 다양한 외부 충격으로부터 자산을 보호할 수 있는 분산된 포트폴리오였다.

하지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관세와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고정수익 자산이 변동성에 대한 헤지수단다운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서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장기 국채는 최근 주가 하락에 대한 방어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이는 관세 확대가 미 경제정책에 대한 우려와 경기침체 가능성을 키운 4월 초순뿐 아니라 재정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장기 차입비용이 급등한 최근 시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골드만삭스는 이런 현상이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과거에도, 특히 인플레이션이나 원자재 충격이 발생했을 때 주식과 채권 시장 모두 동시 하락한 바 있다.

골드만삭스는 장기 투자자들에게 더 나은 방어수단으로서 두 대체 자산인 금과 석유를 제시했다.

금과 석유가 주식/채권 포트폴리오 수익률을 해치는 두 주요 인플레이션 충격에 대한 중요 헤지수단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금이 중앙은행 및 재정 신뢰 상실에 대한 손실을 방어하고 석유는 공급 충격에 대한 방어 수단이 된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금과 석유 선물을 추가할 경우 60/40 포트폴리오의 연간 평균 변동성이 10%에서 7% 이하로 낮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5년 이상 보유할 생각이 있는 투자자라면 금 비중을 높이라고 권했다.

온스당 금값(달러) 추이 / 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온스당 금값(달러) 추이 / 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올해 들어 지금까지 금값은 26.6% 상승하며 잇따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정책을 둘러싼 우려와 큰 연관이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런 상황이 쉽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재정의 지속가능성, 국가부채 문제,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독립성에 대한 백악관의 위협 모두 금값 상승 요인이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이런 우려가 심화한다면 민간 투자자들이 금값을 골드만삭스의 전망치인 연말 온스당 3700달러(약 508만7500원), 내년 중반 4000달러도 훨씬 웃도는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한편, 글로벌 탈(脫)달러화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각국 중앙은행이 달러로부터 벗어나 금 보유량을 계속 늘려갈 것이라는 의미다.

이런 추세는 달러를 둘러싸고 새로운 의구심이 제기된 2023년부터 본격화했다.

골드만삭스는 석유에 대해 긍정적이지만 비중을 낮게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석유는 공급 충격에 대비한 헤지수단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높은 공급 여력 덕에 올해와 내년 심각한 공급 부족으로 허덕일 가능성은 낮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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