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선물하기, '명품' 판매 증가추세
명품·백화점 상품권…"실용·감성 충족"
서울에 거주하는 30대 여성 A씨는 결혼을 앞둔 친구에게 다른 친구들과 축의금을 합쳐 200만원 상당의 백화점 모바일 상품권을 보냈다. "결혼을 기념해 원하는 명품 가방을 사라"고 메시지를 전했고, 선물받은 친구는 고가의 명품 가방을 구매했다.
수백만원에 이르는 명품을 카카오톡 선물하기로 주고받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결혼이나 승진 등 축하 이벤트에 명품 또는 명품을 구매할 백화점 상품권을 선물하거나, 좋아하는 인플루언서·연예인에게 명품을 선물하는 등 카카오톡 선물하기 기능을 통한 명품 구매가 활발하다.
29일 미디어·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카카오 커머스 연간 거래액은 10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국내 주요 백화점의 연간 거래액(9조~12조원)에 맞먹는 규모다.
특히 카카오톡의 럭셔리 선물 전문관 '럭스'(LuX)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럭스에서는 10만원 이하의 패션·뷰티 상품부터 고가의 주얼리까지 다양한 명품 제품이 들어와있다.
"누가 카톡에서 수백만원짜리, 크게는 1억원에 달하는 명품 선물을 할까"라고 의아할 수 있지만, 실제로 많은 명품 판매가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해 이뤄진다.
업계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들은 브랜드 이미지를 생각해 일반적인 이커머스에 입점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며 "카카오나 백화점 계열 등의 판매채널을 통해 유통을 제한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가령 현대백화점의 경우, 명품 브랜드 '샤넬'의 서울 내 매장 수를 8곳으로 한정하고 있다. 여의도 더현대 샤넬 오픈은 기존 목동점 샤넬 폐점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카카오톡 선물하기에는 구찌·샤넬·에르메스·프라다·보테가베테나·생로랑·발렌시아가·티파니앤코·불가리·피아제·디올 등 220여개 명품 브랜드가 입점해있다.
카카오는 지난 2019년 8월 '명품 화장품' 테마관을 열고 에스티로더, 바비 브라운, 입생로랑, 디올, 아르마니 등을 입점해 '스몰 럭셔리'를 내세우면서 명품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2020년 2월에는 핸드백, 지갑, 주얼리 등으로 상품군을 확장해 '명품 선물'로 테마관 이름을 바꾸고 구찌·버버리·프라다 등 인지도 높은 명품 브랜드를 잇달아 유치했다.
이어 2023년에는 럭셔리 선물 전문관 '럭스'를 오픈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카카오톡 선물하기' 명품 거래액은 2016년 203억원에서 2017년 371억원, 2018년 572억원, 2019년 1153억원, 2020년 2400억원으로 증가 추세다.
이같은 온라인 명품 소비의 주축은 2030세대다.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글로벌 명품 브랜드 본사가 직접 입점해 가품 우려가 적고 백화점 수준의 패키지 및 단독 서비스가 제공되는 장점이 있다.
특히 '나에게 선물하기'를 통해 고객 본인 수요로 구매하는 수요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스마트폰으로 간한하게 명품 선물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비대면 소비에 익숙한 MZ세대의 니즈를 충족시킨다"며 "특히 명품 구매 용도로 고액의 백화점 상품권을 주고받는 것은 현금처럼 실용적이면서도 감성적인 만족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