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같은 전통자산에 연동된 디지털 화폐…美의 규제 법안으로 대중 이용 임박
도이체방크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 현재 2460억달러로 ↑"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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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의 대중화는 그리 멀지 않았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독일 다국적 투자은행 도이체방크에서 나왔다.

도이체방크의 마리옹 라부르 테마 리서치 담당 이사와 카밀라 시아존 애널리스트는 지난주 공개한 보고서에서 미국이 가상화폐 시장 규제를 추진함에 따라 올해 스테이블코인 사용이 널리 확산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스테이블코인이란 미 달러화나 유로화 같은 명목화폐와 일대일로 고정된 디지털 화폐다. 가장 가치 있는 스테이블코인인 테더는 1달러의 가치를 유지하도록 돼 있다.

스테이블코인의 가치가 실물자산으로 뒷받침되는 만큼 거래자들은 명목화폐로 전환할 필요 없이 다양한 스테이블코인을 거래할 수 있다.

트레이더들은 스테이블코인을 가치의 저장고로 사용하거나 다른 디지털 자산 지불에 이용한다.

달러 지폐와 달리 스테이블코인을 정부가 발행하는 건 아니다. 가치를 보장받지도 못한다.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원활한 거래를 위해 스테이블코인에 의존한다.

스테이블코인은 암호화폐 대출의 기초자산이자 다른 암호화폐의 시세를 매기는 본위화폐 역할도 담당한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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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대표적인 스테이블코인이 테더다.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테더의 시가총액은 약 1500억달러(약 210조원)나 된다.

그밖에도 수십개의 다른 스테이블코인이 존재한다. 도이체방크는 이 부문의 시가총액이 2460억달러라고 밝혔다.

스테이블코인과 일반 가상화폐의 차이는 스테이블코인이 다른 자산에 연동돼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달러나 금 같은 안전자산에 연동돼 있어 스테이블코인 하나는 1달러에 해당하며 가치가 달러의 등락과 함께 변한다.

미국 하원의 ‘스테이블코인 법안’(STABLE)과 상원의 ‘스테이블코인을 위한 국가 혁신 지도 및 설립 법안(GENIUS)’ 모두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 프레임워크 수립이 목적이다.

가상화폐 규제는 일부 반발에 직면했다. 상원 민주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가족의 관련 산업 연관성을 둘러싼 우려로 GENIUS 법안에 반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는 백악관 입성 직후 자기들 이름을 딴 가상화폐까지 출시했다.

스테이블코인의 시가총액은 2020년 200억달러에서 현 수준으로 급등하며 1200%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스테이블코인의 거래 규모가 28조달러에 이르러 비자와 마스터카드 같은 주요 카드사의 거래 규모를 넘어섰을 정도다.

도이체방크는 보고서에서 "현재 스테이블코인이 가상화폐 거래의 66% 이상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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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부르 이사와 시아존 애널리스트는 법정화폐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83%가 달러로 뒷받침되며 스테이블코인에 1200억달러 이상의 준비금이 들어 있다고 언급했다.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테더는 990억달러어치의 미 재무부 채권을 보유하고 있어 세계에서 미 정부 부채가 가장 많이 보유돼 있는 곳 중 하나가 됐다.

라부르 이사와 시아존 애널리스트는 스테이블코인의 대중적인 채택이 미 재무부 채권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스테이블코인이 디지털 달러 인프라의 핵심으로 떠올라 외환, 유동성, 자본흐름, 결제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의 규제가 명확성으로 이어져 대중적인 이용과 더 깊은 금융통합을 가능하게 만들 것"이라고 판단하기도 했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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