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식품 생산 실적 2배 증가
소스업계 B2B·B2C 모두 장악
해외서 'K-소스' 가능성 엿보여
인공지능(AI) 분야에 챗GPT가 있다면, 소스 분야엔 동원홈푸드 식품연구소가 있다. 고객사가 원하는 맛의 뉘앙스를 표현하면 '찰떡같이 파악해 절묘한 맛'의 소스 완제품으로 완성해낸다.
MZ세대가 즐겨먹는 음식에 빠지지 않는 소스는 최근 다양해진 식생활에 그 종류가 더욱 풍성해지고 있다. 동원홈푸드의 경우 3000여개의 재료를 바탕으로 생산가능한 소스 레시피만 3만가지가 넘는다. 이에 동원의 소스 부문 실적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동원홈푸드의 모회사 동원F&B의 조미식품 공장 3곳(아산공장·충주공장·경기공장)의 올해 1분기 생산실적은 약 1179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수년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해당 공장 3곳의 생산실적은 2023년 총 약 2442억원에서 2024년 약 4682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 1분기 생산실적으로 미뤄볼 때, 올해도 2024년의 기세를 이어나갈 전망이다.
동원홈푸드 소스의 성공 비결은 동원홈푸드 식품과학연구소에 있다.
충남 아산에 위치한 연구소에서 연구진들은 날마다 새로운 소스 개발에 집중한다. 이곳에서 연간 출시되는 소스 종류만 1000여가지에 달한다. 단순히 많은 종류의 소스 개발에 그치지 않고, 고객사의 요구와 소비자 선호에 맞춘 연구개발을 수행한다.
샘표식품, 풀무원 등 식품회사를 포함한 서브웨이, 맥도날드, BHC, 교촌치킨 등 유명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의 소스가 모두 이 연구소에서 만들어졌다.
동원홈푸드 관계자는 "고객사가 추상적으로 맛을 요청하더라도 30여년간 축적된 노하우를 접목해 제품으로 구현해낸다"며 "동원홈푸드의 연구진은 국내외 정상급 외식 브랜드의 숨은 공신들"이라고 말했다.
특히 동원홈푸드는 B2B(기업간거래) 시장에서 여타 식품업체들이 너나없이 함께 일하고 싶어하는 파트너사다. 품질 경쟁력과 맞춤형 생산이 비결이다.
2020년부터는 '비비드키친'(VIVID KITCHEN)이란 브랜드로 자체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시장에도 진출해 저당·저칼로리 제품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비비드키친은 출시 4년 만에 단일 브랜드 매출로는 이례적으로 연평균 170%의 성장을 나타냈다.
동원 관계자는 "비비드키친은 즐겁게 건강을 관리하는 '헬시 플레저' 기조의 소비재 시장에서 환영받고 있다"며 "동원홈푸드의 마케팅·R&D 조직이 트렌드를 빠르게 읽어낸 덕분"이라고 전했다.
비비드키친의 소스류는 토마토케첩, 머스타드 등 가정에서 자주 활용하는 대중적 소스를 저칼로리로 제공하고, 저칼로리 숯불매콤소스나 저칼로리 스위트칠리 소스도 인기를 끌고 있다. 저당 소스군도 다양하다. 저당 돈가스 소스에서부터 저당 굴소스·마라소스는 물론, 저당 참깨소이드레싱 등 샐러드와 어울리는 소스도 사랑받고 있다.
'K-소스'의 가능성도 타진한다.
한국식 발효식품 대명사인 김치와 고추장을 접목해 '김치 치폴레 마요' '김치 페스토 소스' '코리안 쌈장 BBQ' 소스를 개발해 수출하고 있다.
기존에 미국, 호주 등 선진국과 베트남, 홍콩 등 아시아 국가들에 수출을 하고 있으며, 향후 유럽, 일본 시장까지 진출을 앞두고 있다.
동원홈푸드는 3조원대에 달하는 국내 소스 시장에서 선두권의 점유율을 갖는 기업이다. 1993년 단체급식으로 시작해 2007년 국내 최대 조미식품기업 삼조쎌텍 인수 등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키웠다.
동원홈푸드 관계자는 "올해 해외 시장 수출 목표 금액은 200억원"이라고 밝혔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