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유심 해킹 관련해, "이 문제는 보안문제가 아니라 국방문제" 라며 "안보체계를 세우는 게 중요하며 보안문제를 넘어 저희한테는 ‘안보는 생명’이라는 생각을 갖고 임하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7일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열린 유심 해킹 관련 일일 브리핑에서 "SK 전 그룹사 대상으로 보안 체계를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보안 시스템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며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정보보호혁신위원회를 구성해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시각에서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고객 불편을 초래한 점을 SK그룹을 대표해 사과한다"며 "사고 이후 일련의 소통과 대응이 미흡한 점은 안타깝게 생각하며 고객 입장에서 세심하게 살피지 못한 점은 저를 비롯한 경영진 모두가 뼈아프게 반성할 부분"이라고 전했다.  이어 "정부 조사에 적극 협력해 사고 원인이 무엇인지 규명하는 데 주력하겠다"며 "고객 피해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고객 신뢰'는 SK그룹이 존재하는 이유였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근본적인 질문을 저희에게 던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SK그룹에 따르면 현재 유심가입서비스에 가입돼 보호받은 인원은 2411만명 규모다. SK텔레콤 고객뿐만 아니라, 알뜰폰 가입자도 200만명 규모다.

김희섭 SK텔레콤 PR센터장은 "2일 자정 자동가입 시행부터 가입자가 하루에 100만~120만명씩 가입하며 증가 추세"라며 "다만 해외 로밍 이용자에 대해서는 현재 기술상 자동가입이 유보상 상태이며, 늦어도 오는 14일쯤 이후 유심가입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해외 접속의 경우에도 통신망 내 불법복제나 이상징후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유심 누적교체 인원은 6일 18시 기준 107만명"이라며 "이번주까지 유심 물량 부족으로 많이 교체하지 못한 부분은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이어 "다음주부터 물량이 들어오고 이달 말까지 500만개, 다음달까지 500만개 정도 주문 물량이 들어오면 예약신청 고객부터 순차적으로 안내드리겠다"고 전했다.

임봉호 SK텔레콤 MNO사업부장은 "공항같은 경우, 전체 처리 용량을 3~4배까지 확대했으며 부스도 늘리고 본사지원 인력까지 늘려 최대한 확대 운영했다"며 "출국하신 분들에게 불편을 끼친 부분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며 연휴 이후 어제부터 일부 완화돼 지금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사업부장은 "5일부터 2600개 티월드매장의 신규 영업을 중지하고 유심교체 고객케어에 집중할 것"이라며 "다음주부터 교체 속도를 내겠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오는 8일 열리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건 청문회에는 당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를 대비한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대미 통상 관련 행사가 예정돼 있다는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한편, SK텔레콤은 이날 오전 현재 유심 보호 서비스 자동 가입 대상자 2411만명 전원에 대한 서비스 가입이 완료됐으며 유심을 바꾼 가입자는 107만명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불법 유심 복제로 인한 피해 사례가 아직 접수되거나 확인된 바 없지만 향후 발생 가능성에 대해 철저히 준비해서 고객이 안심하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 해킹 사고 이후 유심 교체 및 보호 서비스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2차 피해 우려가 커지면서 가입자 이탈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5월 연휴 기간이 겹치면서 해외 출국을 앞둔 고객들이 개인정보 유출 피해 우려에 전전긍긍했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