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국내 시중은행 연체율 '0.58%'…6년만에 최고
비대면 신용대출 빗장 열어…대출 한도 확보 이유
"전체 총량 감안, 소비자에게 적절히 공급할 것"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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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중은행의 연체율이 6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주요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비대면 신용대출 판매를 재개하거나 확대하고 있다. 연체 위험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대출 채널을 다시 여는 이유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우량 차주 중심의 선별적 공급 확대, 대출 총량 여유, 그리고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월말 기준 국내은행의 연체율은 0.58%로 전월(0.53%) 대비 0.05%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전년 동월(0.51%) 대비 0.07%포인트가 늘어난 수치로 2018년 11월(0.6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체 증가세는 주로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대출에서 두드러진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84%로 중소법인 0.90%, 개인사업자 0.76%에 달했다. 반면 가계대출 연체율은 0.43%로 비교적 안정적이며, 주택담보대출은 0.29%, 일반 신용대출은 0.89%로 집계됐다. 2월 한 달간 신규 연체 발생액은 2조9000억원에 달한 반면, 연체채권 정리 규모는 1조8000억원에 그쳤다.

이처럼 연체율이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서도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지난해 닫아뒀던 비대면 신용대출 채널을 열었다. 가장 최근까지 비대면 신용대출을 막아왔던 우리은행은 지난 2월 10일부터 12개 상품의 비대면 판매를 전면 재개했다. 앞서 우리은행은 2024년 10월 30일부터 해당 상품의 비대면 신규 접수를 중단한 뒤, 연말에는 기한을 '별도 통지 시까지'로 연장했었다. 이번 재개와 함께 우리은행은 대출 한도를 기존 '연소득 100% 이내'에서 상품별 최대한도 체계로 바꾸고, 우대금리 항목도 일부 조정해 최대 1.2%포인트까지 확대 적용키로 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1월 2일부터 비대면 신용대출 및 가계대출을 전면 재개하고, 기존에 운영하던 연소득 100% 한도 제한도 폐지했다. 중단됐던 플러스모기지론(MCI) 대출과 미등기 전세대출, 대출모집인 주담대 접수 등도 같은 시점부터 다시 취급 중이다. 

하나은행도 지난 1월 2일부터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인 '하나원큐신용대출'의 판매를 재개했다. 앞서 하나은행은 지난해 11월 15일부터 한시적으로 주택담보대출, 전세대출, 신용대출의 비대면 신청을 모두 중단한 바 있으며 같은 해 12월 12일부터 주담대와 전세대출은 신청을 재개했으나 신용대출은 제외돼 있었다. 이번 조치로 하나은행 역시 주요 시중은행들과 함께 비대면 신용대출 운영을 정상화한 셈이다.

NH농협은행은 지난 1월부터 비대면 신용대출 판매를 재개했고 KB국민은행은 애초부터 중단 없이 운영을 지속해 왔다.

자료=금융감독원
자료=금융감독원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작년에는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가 강하게 적용되면서 비대면 신용대출뿐 아니라 전반적인 대출 운영에 제약이 컸다"며 "올해 들어 대출 한도가 다시 확보되면서, 총량 안에서 적정한 수준으로 신용대출을 운영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체율이 다소 오르고 있는 상황이지만, 무조건 문턱을 높이기보다는 대출이 가능한 고객에 대해서는 세밀하고 꼼꼼한 심사를 거쳐 여신을 제공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특히 비대면 신용대출보다는 주택담보대출 쪽에서 관리가 더 까다로웠던 만큼, 전체 총량을 감안해 소비자에게 적절히 공급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최연성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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