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중 제스처를 취하는 크리스 마틴 /사진=김현정 기자
공연 중 제스처를 취하는 크리스 마틴 /사진=김현정 기자

세계적인 브릿팝 밴드 '콜드플레이'(Coldplay)가 10일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8년 만에 내한한 콜드플레이는 지난 16일부터 25일까지 총 6회에 걸쳐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라이브네이션 프레젠츠 콜드플레이: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 딜리버드 바이 디에이치엘'(LIVE NATION PRESENTS COLDPLAY : MUSIC OF THE SPHERES DELIVERED BY DHL) 공연을 펼쳤다. 이 기간 끌어모은 관객만 약 32만명, 티켓 수익은 약 470억원에 달한다.

한국 공연 역사상 '최장 공연, 최다 관객, 최고 수익'이라는 새 기록을 썼다.

◇관객 참여형 친환경 공연

이번 콜드플레이 공연은 친환경 기조에 맞춘 무대와 관객석 설계로 눈길을 끌었다.

공연장 전력 일부를 현장에서 생산된 재생에너지로 채웠다. 태양광은 물론, 스탠딩석 내 키네틱 플로어 원형 발전기를 두고 관객들의 점프를 동력으로 쓰는 기발한 방식을 채택했다.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해 관객들의 일회용 생수병 반입도 제한됐다.

공연 시작 전에는 공연장 스크린에 관객들이 입장 시 받은 원격 제어 LED 팔찌인 '자이로밴드'의 전세계 투어 공연 회수율을 알려주기도 했다.

자이로밴드는 100% 퇴비화가 가능한 식물성 친환경 소재로 만들어졌으며 야광봉을 대체했다.

공연이 정점으로 치달으면서 관객들의 환호성하는 손목의 자이로밴드가 영롱하게 빛나며 장관을 이뤘다.

◇뜻밖의 한일전

공연장 스크린에 주요 도시별 자이로밴드 회수율이 뜨면서 한국 관객들 마음에 불을 지폈다.

이번 내한공연 전까지 가장 높은 회수율을 보인 도시는 일본 도쿄(97%)와 핀란드 헬싱키(97%)였다. 이어 덴마크 코펜하겐(96%),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스웨덴 예테보리 (94%)가 뒤를 이었다.

이번 서울 고양 내한공연의 첫날인 16일 회수율은 96%라고 공지됐다.

그러자 국내 관객들 사이에서 회수율을 끌어올려 도쿄를 제치고 1위에 오르자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에 18일 공연에서 팔찌 회수율은 98%로 상승했고 24일 공연에는 무려 99%를 기록하며 콜드플레이 월드투어 역사상 최고 기록을 찍었다.

◇중국 인플루언서 '눈살'

한일간 대결의 뜨거운 분위기 속에 난데없이 중국 인플루언서가 훼방을 놓으면서 국내 팬들을 격앙케 했다.

한 중국 인플루언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국 가서 콜드플레이 공연을 보는 중국인들은 절대 팔찌를 반납하지 말자" "한국을 꼴찌로 만들자"고 선동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온라인 설전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한국에 체류하는 수많은 중국과 대만, 홍콩, 동남아 관객들이 한국 관객들과 한마음이 되어 콜드플레이를 응원했다.

◇화려한 게스트 '눈길'…크리스 마틴과 퍼포먼스

이번 공연에서는 화려한 게스트들도 주목받았다.

오프닝 공연과 'We pray'(위 프레이) 무대를 함께한 트와이스는 물론, BTS 진, '아파트'의 로제 등이 함께 무대를 빛냈다.

특히 진은 3회차 무대와 마지막 6회차 공연에 나서며 콜드플레이와의 우정을 과시했다.

보컬 크리스 마틴이 진을 번쩍 들어올려 빙빙 돌리거나 로제가 '아파트'를 부른 뒤 "한 번 더"를 외치며 '아파트'를 두 번 열창하게 하는 모습이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관객 모두 하나되는 공연

무엇보다 공연의 백미는 관객 참여형 공연이었다. 

공연장 스크린에 카메라가 한 명 한 명의 관객들을 비추자 관객들은 깜짝 놀라면서도 감격스러워하는 모습이었다. 핑크색으로 머리를 염색한 러시아 청년과 외계인 아몬드 눈 모양의 초록색 선글라스를 쓴 한국 청년은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부모와 공연장을 찾은 외국 여아는 관객들의 귀여움을 한 몸에 받았다.

크리스 마틴은 카메라에 잡힌 한 명 한 명의 관객의 특징에 착안해 즉석에서 가사를 지어 부르며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불꽃이나 조명의 빛을 하트로 바꿔주는 셀로판지 종이 안경인 '문 고글'도 관객들의 흥을 한껏 끌어올렸다. 

드러머 윌 챔피언 /사진=김현정 기자
드러머 윌 챔피언 /사진=김현정 기자

◇ 핫이슈된 탄핵 요정

이번 공연에서 무엇보다 화제가 된 것은 크리스 마틴의 탄핵 관련 발언이었다.

콜드플레이 공연 전부터 인터넷으로 떠돌던 '콜드플레이와 대통령 탄핵 평행이론' 밈(Meme)을 알고 있음을 드러냈다.

2017년 4월 내한 공연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된 상태였고, 8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자 공교롭게도 올해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돼 대통령 자리가 공석이다.

크리스 마틴은 관객들에게 콜드플레이가 내한할 때마다 대통령이 없다며 한국의 대통령으로 드러머 윌 챔피언이 어떻겠냐고 유머를 던졌다.

6만여 관객은 환호성으로 답을 대신했다.

한편 콜드플레이는 'Viva La Vida'(비바 라 비다) 'Paradise'(파라다이스) 'My Universe'(마이 유니버스) 'Yellow'(옐로우) 등 히트곡들을 떼창하는 관객들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콜드플레이는 1996년 결성된 전세계적인 영국 밴드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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