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강행에 투자심리가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4% 이상 빠지며 2340선이 깨졌고, 코스닥 지수도 660포인트가 무너졌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6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1.22포인트(4.92%) 내린 2344.20을 기록중이다. 코스닥 지수도 27.49포인트(4.00%) 하락한 659.90을 기록중이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는 각각 7362억원과 740억원을 순매수중인 반면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4686억원, 코스닥에서 674억원을 순매도 중이다. 기관 역시 코스피에서 2936억원, 코스닥에서 138억원 순매도에 나서며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개인 투자자가 저가 매수에 나선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차익 실현 및 리스크 관리에 집중한 결과로 풀이된다.
주가가 급락하자 한국거래소는 지난 2024년 8월 5일 이후 8개월만에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사이드카는 주식 시장에서 선물 가격의 급등락이 현물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것으로 코스피200 선물 가격이 전일 종가 대비 5% 이상 상승 또는 하락한 상태가 1분 이상 지속되면 발동된다.
코스피 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위종목 대다수가 하락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4.28%, -6.42%로 부진한 상태다. 이외에도 LG에너지솔루션(-2.74%), 삼성바이오로직스(-5.05%), 현대차(-5.68%), 기아(-5.35%) 등도 크게 밀렸다.
이같은 주가 급락에 대해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는 관세 비용을 수출업자들이 부담한다고 밝혔지만, 실제 수입업자는 미국 기업들"이라며 "최근 기업들의 가격 전가력이 약화돼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하지 못하고 있어 미국 기업 이익 둔화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가 이 부분을 간과하고 있다. 주요국들이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경우 미국 수출 기업들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이는 미국의 결정이 글로벌 공급망과 경제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 연구원은 "미국 행정부의 행보에 지난 주 후반 이어져 왔던 헤지펀드들의 자산시장에 대한 매도가 더욱 이어지고 있다"면서 "결국 헤지펀드들은 주식시장 급락에 마진콜을 제어하기 위해 거의 대부분의 자산에 대한 매도로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가격이 싸졌다는 점은 긍정적이나, 향후 트럼프의 관세 부과와 보복 관세가 기업들의 이익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변동성 확대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 처음 보는 비산업적 위기가 발생했다"며 "이번 상호 관세로 세계 성장률은 -0.49%, 보복시 -0.8% 조정되며 대략 2% 중반까지 하락해 침체에 대한 우려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국내 시장 방향성과 레벨 수정 필요 불가피하다"며 "올해 우리나라 수출은 전년 대비 5% 전후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수출증가율 저점 확인까지 수개월이 필요하다"고 말해 변동성 장세는 장기간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변 연구원은 "향후 협상 과정에서 관세 완화 기조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며 "관세 리스크 지속 시, 미국 침체 이슈가 신흥국 위기론으로 번질 수 있어 최근 신흥국 위험지표 상승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양성모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