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 중 월세 비중 63%
매수심리 위축…월세 선회 움직임 지속 전망
비아파트 시장에 이어 아파트 시장에서도 전세의 월세화에 속도가 붙고 있다. 전세 매물이 줄고 가격이 오르면서 전반적인 주거비 부담이 증가한 데다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이자 부담이 커진 임차인들의 월세 선호가 높아지는 양상이다.
2일 국토교통부 '2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전국 전월세 거래량은 전년보다 6% 늘어난 27만8238건으로 집계됐다. 같은기간 수도권 전월세 거래량은 17만6505건으로 35.4% 늘었다.
유형별로는 아파트 전월세 거래가 12만3808건으로 전년대비 25.1% 증가했고 비아파트는 15만4430건으로 51.8% 늘어났다. 이 가운데 월세(보증부월세·반전세 등 포함)는 전체의 63%인 17만5124건으로 전세를 크게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에 따르면 올 들어 2월까지 신고된 서울의 아파트 전세거래는 1만5865건, 월세는 1만6570건 등이다. 월세가 전체 임대차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1.5%로 과반을 넘어섰다.
최근 몇 년 간 전세사기 여파로 전반적인 전세 선호도가 떨어진 가운데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월세로 돌아선 수요가 늘어난 모양새다.
수요가 늘면서 시장의 매물도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월세 매물은 1만8673건이다. 올 초 2만83건이던 것을 감안하면 7.1% 빠졌다.
공급 부족 우려가 점차 현실화하면서 전셋값이 급등하는 것도 월세화에 영향을 미친다. 통상 대규모 입주가 이뤄지면 전세매물이 급증하면서 자연스럽게 전셋값이 하락하는데 공급이 줄면 전세시장 가격에 그만큼 영향이 줄게되는 것이다.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예정 물량은 총 3만7681가구다. 문제는 내년에는 이보다 74.4% 급감한 9640가구가 예정돼 있고 내후년인 2027년에도 9573가구 집들이에 그칠 예정이다.
업계에선 아파트 월세화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로 매매수요가 위축된 상황에서 전세자금대출 문턱도 높아지고 있어서다.
정부는 주택담보대출에 이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자금대출 보증 책임비율을 100%에서 90%로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오는 5월 시행할 예정이다. 당초 7월로 예정돼 있던 일정을 2개월 앞당기기로 한 것이다.
여기에 7월부터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규제가 시행되면 대출 한도는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연내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이 3만가구를 넘기겠지만 기준금리 인하와 봄 이사철을 맞아 전세 매물이 감소하고 있다"며 "금융권 전세대출 강화 추세 등을 고려하면 서울 아파트의 월세화 현상과 월세가격 인상은 당분간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